<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p>Image by&nbsp;<a href="https://pixabay.com/ko/users/12019-12019/?utm_source=link-attribution&amp;utm_medium=referral&amp;utm_campaign=image&amp;utm_content=78058">12019</a> from <a href="https://pixabay.com/ko//?utm_source=link-attribution&amp;utm_medium=referral&amp;utm_campaign=image&amp;utm_content=78058">Pixabay</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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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id="수학-선생님">수학 선생님</h2>
<p>고등학교 시절 수능을 생각하며 진지하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고민했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수학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거나 증명하는 일이 재미었었고, 문제 풀이를 어려워하는 친구에게 설명해 주는 일도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었던 과거의 내가 장하기도 하지만 그때 나는 금새 벽에 부딪혔고, 그 벽은 나로 하고 싶은 일을 너무 쉽게 포기하게 만들었다. 정확히 기억 나지 않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쯤이었던 것 같다. 그 때 내 성적으로는 전국 어디에도 들어갈 수 있는 수학 교육과가 없었던 것 같다. ‘없었다’가 아니라 ‘없었던 것 같다’고 표현하는 내게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전국 모든 수학교육과를 찾아보거나 특이한 전형이 있는지 뒤져보는 수고를 그때 나는 하지 않았다. 내게 그 정도의 열정이 없었던 것 같고 그런 일에 꽤나 수동적이 었던 것 같다. </p>
<h2 id="프로그래머">프로그래머</h2>
<p>1년 후 수능을 치르고 내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교와 학과를 찾다가 컴퓨터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실력있는 개발자들의 일대기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어릴 적 부터 프로그래밍을 한 사람이 아니다. 게임을 미친듯이 하던 사람도 아니다. 기껏해야 삼국지, NBA, FIFA 정도를 방학내내 하다 관뒀던 기억이 나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싸이월드나 이메일, 메신저를 쓰는 일 외에는 컴퓨터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런 내게 유일하게 컴퓨터에 대한 동경을 심어준 것은 작은 아버지셨다. 작은 아버지는 그 시절 흔치 않게 컴퓨터 학원 강사로 일하셨고 우리 집에 나를 위해 386 컴퓨터를 한대 가져오셔서 설치해 주셨다. 그리고 컴퓨터로 뭐가 안될 때 마다 우리 집을 방문해 주셨는데, 그때 검은 DOS 창에서 뭔가 다닥다닥 두드리시던 멋진 모습이 아른거린다. 어제 작은 아버지와 사촌 결혼식에서 만났는데 그때 얘기를 하며 내가 프로그래머라는 길을 가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고백했다. </p>
<h2 id="좋은-동료">좋은 동료</h2>
<p>개발자로 일한지 10년이 넘었다. 개발자 일을 갓 시작한 동료가 요즘 프로그래밍 하는게 어떤지 물어본적이 있다. 나는 여전히 프로그래밍이 흥미롭고 아직도 배우고 싶은 것들이 넘쳐난다. 확실히 어릴적 보다 이해하게 된 것이 많아져서 프로그래밍이 훨씬 더 좋다고 느낀다. 쓸데 없는 생각이 많이 줄었고, 훨씬 지혜롭게 일하는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매 순간 도전적이고 어렵고 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동시에 만나는데 그건 컴퓨터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사람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 확실히 경력이 쌓일 수록 사람과 관계를 풀어가는 능력이 없으면 더 좋아지기 힘들다고 느낀다. 여러 면접에서 고백하듯 나는 앞으로  10년은 기술적으로 성장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사람과 잘 커뮤니케이션 하고 좋은 영향을 주는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p>
<h2 id="내-안의-꿈">내 안의 꿈</h2>
<p>최근에는 새로운 꿈을 꾼다. 사실 꿈은 늘 자주 꾸지만 이루지 못하는 것이 많다. 오늘 아침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직장과 학교에서 받은 과제들을 완벽하게 이루고 완성된 것을 내 손에 잡아본 적은 있는데 진짜 내 안에서 시작된 하고 싶은 일을 내가 끝까지 완성해서 이루어본 경험이 내게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완성은 커녕 조금 진득하게 나아가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2 시절 꿈꾸던 수학 선생님의 꿈은 시작도 못해 보았다. 이후에도 지금까지 남들보다 훨씬 도전적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종종 미쳤냐는 소리도 들은 적도 있지만 정작 정말 내 안의 꿈이라는 초점을 가지고 진득하게 도전하고 이루어 보지는 못한 것 같다.</p>
<h2 id="달리기">달리기</h2>
<p>주말에 교보문고에 갔다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라는 책을 마주했다. 트위터에서 누군가 추천해 줬던 책 같은데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 때 읽어보고 싶어 교보문고 장바구니에 담아 뒀었는데 운명처럼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책의 19 페이지에 매우 인상 깊은 조언들이 담겨있었다. 2023년 12월 나를 위해 쓰여진 조언들 같다. 저자는 말한다. 계속하기 위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데 그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묵묵히 시간을 들여 달리기를 하고, 때론 몸의 상태가 내일 까지 좋게 유지되도록 속도와 거리를 조절한다고 했다. 글을 쓸 때에도 오늘 하루 글을 더 쓸만하다고 생각될 때(평소와 달리)에도 과감하게 펜을 내려 놓는 선택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탄력을 받은 바퀴가 일정한 속도로 확실하게 돌아가기 시작할 때까지는 계속 가속하는 힘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다. 어떻게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불확실한 목표를 잡고 바퀴에 리듬이 생길 때 까지 계속 가속해야 하고, 이 리듬을 계속 묵묵히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p>
<h2 id="대학친구">대학친구</h2>
<p>꿈에 대해 생각하니 떠오르는 대학 친구가 있다. 내게 존경하는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내 인생에 몇 안되는 존재이다. 나는 수동적이던 군대 이전의 삶을 뒤엎고 완전히 적극적인 사람으로 탈바꿈 하기 시작했는데 그때의 나와 비슷한 점이 많은 친구가 있었다. 우리는 같이 굉장히 어렵다는 교수님의 컴퓨터 구조와 어셈블리어 수업을 함께 들었는데 그 친구도 나도 질문을 많이 하고 필기도 미친듯이 했던 것 같다.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었는데 그 친구가 기숙사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나에게 같이 밥을 먹자며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후에 그 친구가 있던 그 어려운 강의를 하던 교수님의 랩실에 들어가 대학 생활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나와 그 친구는 둘다 매우 적극적인 편이었는데 그 친구의 적극성은 나와 스케일이 달랐다. 나는 그저 내 현실에 있는 일들에 적극적인 정도라면 그 친구는 외부로 나가 적극적으로 모임을 만들고, 누군가를 만나고, 꿈을 탐색했다. 그 친구는 해외 기업 탐방 같은 것을 신청해 구글 본사에서 한국 개발자와 인터뷰를 해오기도 했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교에서 열리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에 더해서 나와 똑같이 프로그래밍 공부도 열심히 했다. 나는 그와 비교하면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리눅스 코드를 혼자 까본다거나 좋아하는 과제에 몰입하는 등의 적극성을 보였던 것 같다. 영어 공부에 관심이 없었고 대외적인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때의 내가 후회스럽지는 않다. 그때 내게 그런 것들이 필요했고 그게 나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와서 그를 떠올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친구 처럼 밖으로 나가서 누구든지 만나보고 모임에 참석해 보고 기회를 잡아보려 발버둥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바시 같은 강연에서 멋진 강연자의 경험들과 조언을 들을 수 있지만 내가 삶에서 만난 그 친구 만큼 도전적으로 살아보라는 울림을 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p>
<h2 id="초점">초점</h2>
<p>물론 지금까지도 나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살아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렇게 열심히 살았지만 어디를 가고 있는지 초점이 조금은 흐렸다는 생각이 든다. 무작정 어떤 기회가 나를 찾아올까 하고 여기 저기를 도전적으로 들쑤셔 보았지만 지금까지 아무일도 사실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몇몇 기회를 얻고, 회사를 옮기기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기도 했지만 어떤 지향점이 분명 부족했던 것 같다. 오늘 아침에 문득 어떤 나만의 지향점을 가지고 그 친구 처럼 도전적으로,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조언 처럼 리듬을 만들어 묵묵히 걸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리듬이 만들어지기 까지 계속해서 가속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함을 명심하려 한다. 2023년의 끝자락. 다른 사람이 정해준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시작된 순수한 목표 내 삶을 이끌어 가는 새로운 한 해가 되길 꿈꾼다. </p></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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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선생님
고등학교 시절 수능을 생각하며 진지하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고민했던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수학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거나 증명하는 일이 재미었었고, 문제 풀이를 어려워하는 친구에게 설명해 주는 일도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었던 과거의 내가 장하기도 하지만 그때 나는 금새 벽에 부딪혔고, 그 벽은 나로 하고 싶은 일을 너무 쉽게 포기하게 만들었다. 정확히 기억 나지 않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쯤이었던 것 같다. 그 때 내 성적으로는 전국 어디에도 들어갈 수 있는 수학 교육과가 없었던 것 같다. ‘없었다’가 아니라 ‘없었던 것 같다’고 표현하는 내게 조금의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전국 모든 수학교육과를 찾아보거나 특이한 전형이 있는지 뒤져보는 수고를 그때 나는 하지 않았다. 내게 그 정도의 열정이 없었던 것 같고 그런 일에 꽤나 수동적이 었던 것 같다. 
프로그래머
1년 후 수능을 치르고 내 점수로 갈 수 있는 대학교와 학과를 찾다가 컴퓨터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실력있는 개발자들의 일대기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것과는 달리 어릴 적 부터 프로그래밍을 한 사람이 아니다. 게임을 미친듯이 하던 사람도 아니다. 기껏해야 삼국지, NBA, FIFA 정도를 방학내내 하다 관뒀던 기억이 나고,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싸이월드나 이메일, 메신저를 쓰는 일 외에는 컴퓨터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런 내게 유일하게 컴퓨터에 대한 동경을 심어준 것은 작은 아버지셨다. 작은 아버지는 그 시절 흔치 않게 컴퓨터 학원 강사로 일하셨고 우리 집에 나를 위해 386 컴퓨터를 한대 가져오셔서 설치해 주셨다. 그리고 컴퓨터로 뭐가 안될 때 마다 우리 집을 방문해 주셨는데, 그때 검은 DOS 창에서 뭔가 다닥다닥 두드리시던 멋진 모습이 아른거린다. 어제 작은 아버지와 사촌 결혼식에서 만났는데 그때 얘기를 하며 내가 프로그래머라는 길을 가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고 고백했다. 
좋은 동료
개발자로 일한지 10년이 넘었다. 개발자 일을 갓 시작한 동료가 요즘 프로그래밍 하는게 어떤지 물어본적이 있다. 나는 여전히 프로그래밍이 흥미롭고 아직도 배우고 싶은 것들이 넘쳐난다. 확실히 어릴적 보다 이해하게 된 것이 많아져서 프로그래밍이 훨씬 더 좋다고 느낀다. 쓸데 없는 생각이 많이 줄었고, 훨씬 지혜롭게 일하는 것 같다. 그러나 여전히 매 순간 도전적이고 어렵고 내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동시에 만나는데 그건 컴퓨터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사람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 확실히 경력이 쌓일 수록 사람과 관계를 풀어가는 능력이 없으면 더 좋아지기 힘들다고 느낀다. 여러 면접에서 고백하듯 나는 앞으로  10년은 기술적으로 성장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사람과 잘 커뮤니케이션 하고 좋은 영향을 주는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 안의 꿈
최근에는 새로운 꿈을 꾼다. 사실 꿈은 늘 자주 꾸지만 이루지 못하는 것이 많다. 오늘 아침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직장과 학교에서 받은 과제들을 완벽하게 이루고 완성된 것을 내 손에 잡아본 적은 있는데 진짜 내 안에서 시작된 하고 싶은 일을 내가 끝까지 완성해서 이루어본 경험이 내게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완성은 커녕 조금 진득하게 나아가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고2 시절 꿈꾸던 수학 선생님의 꿈은 시작도 못해 보았다. 이후에도 지금까지 남들보다 훨씬 도전적으로 살아왔다고 생각하고, 종종 미쳤냐는 소리도 들은 적도 있지만 정작 정말 내 안의 꿈이라는 초점을 가지고 진득하게 도전하고 이루어 보지는 못한 것 같다.
달리기
주말에 교보문고에 갔다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라는 책을 마주했다. 트위터에서 누군가 추천해 줬던 책 같은데 누구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 때 읽어보고 싶어 교보문고 장바구니에 담아 뒀었는데 운명처럼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책의 19 페이지에 매우 인상 깊은 조언들이 담겨있었다. 2023년 12월 나를 위해 쓰여진 조언들 같다. 저자는 말한다. 계속하기 위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데 그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묵묵히 시간을 들여 달리기를 하고, 때론 몸의 상태가 내일 까지 좋게 유지되도록 속도와 거리를 조절한다고 했다. 글을 쓸 때에도 오늘 하루 글을 더 쓸만하다고 생각될 때(평소와 달리)에도 과감하게 펜을 내려 놓는 선택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탄력을 받은 바퀴가 일정한 속도로 확실하게 돌아가기 시작할 때까지는 계속 가속하는 힘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다. 어떻게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불확실한 목표를 잡고 바퀴에 리듬이 생길 때 까지 계속 가속해야 하고, 이 리듬을 계속 묵묵히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학친구
꿈에 대해 생각하니 떠오르는 대학 친구가 있다. 내게 존경하는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내 인생에 몇 안되는 존재이다. 나는 수동적이던 군대 이전의 삶을 뒤엎고 완전히 적극적인 사람으로 탈바꿈 하기 시작했는데 그때의 나와 비슷한 점이 많은 친구가 있었다. 우리는 같이 굉장히 어렵다는 교수님의 컴퓨터 구조와 어셈블리어 수업을 함께 들었는데 그 친구도 나도 질문을 많이 하고 필기도 미친듯이 했던 것 같다.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었는데 그 친구가 기숙사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는 나에게 같이 밥을 먹자며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이후에 그 친구가 있던 그 어려운 강의를 하던 교수님의 랩실에 들어가 대학 생활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나와 그 친구는 둘다 매우 적극적인 편이었는데 그 친구의 적극성은 나와 스케일이 달랐다. 나는 그저 내 현실에 있는 일들에 적극적인 정도라면 그 친구는 외부로 나가 적극적으로 모임을 만들고, 누군가를 만나고, 꿈을 탐색했다. 그 친구는 해외 기업 탐방 같은 것을 신청해 구글 본사에서 한국 개발자와 인터뷰를 해오기도 했고,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학교에서 열리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에 더해서 나와 똑같이 프로그래밍 공부도 열심히 했다. 나는 그와 비교하면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리눅스 코드를 혼자 까본다거나 좋아하는 과제에 몰입하는 등의 적극성을 보였던 것 같다. 영어 공부에 관심이 없었고 대외적인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때의 내가 후회스럽지는 않다. 그때 내게 그런 것들이 필요했고 그게 나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제와서 그를 떠올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친구 처럼 밖으로 나가서 누구든지 만나보고 모임에 참석해 보고 기회를 잡아보려 발버둥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바시 같은 강연에서 멋진 강연자의 경험들과 조언을 들을 수 있지만 내가 삶에서 만난 그 친구 만큼 도전적으로 살아보라는 울림을 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초점
물론 지금까지도 나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살아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렇게 열심히 살았지만 어디를 가고 있는지 초점이 조금은 흐렸다는 생각이 든다. 무작정 어떤 기회가 나를 찾아올까 하고 여기 저기를 도전적으로 들쑤셔 보았지만 지금까지 아무일도 사실 일어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몇몇 기회를 얻고, 회사를 옮기기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기도 했지만 어떤 지향점이 분명 부족했던 것 같다. 오늘 아침에 문득 어떤 나만의 지향점을 가지고 그 친구 처럼 도전적으로,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조언 처럼 리듬을 만들어 묵묵히 걸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리듬이 만들어지기 까지 계속해서 가속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함을 명심하려 한다. 2023년의 끝자락. 다른 사람이 정해준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시작된 순수한 목표 내 삶을 이끌어 가는 새로운 한 해가 되길 꿈꾼다.

내 안에서 시작된 꿈 그리고 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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