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p>지난주 판교의 한 회사에 면접을 보고 왔다. 판교에 있는 회사에 면접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고, 이 정도 규모의 순수 소프트웨어 회사의 면접도 처음이었다. 오래 전 내가 사는 세상과 다를 것만 같았던 세상. 내게 뜬금 없이 연락이 온 이 회사의 면접은 약간 꿈 같은 느낌이 드는 공간과 시간이었다.</p>
<p>주말 동안 면접에서 받았던 질문들이 계속 떠올랐다. 이번 면접 준비는 쉽지 않았다. 아무것도 준비하고 싶지 않은 상태라고 해야할까. 심신이 지치기도 하고 나를 끄집어 내어 설명하는 행위가 몹시 피곤하게 느껴졌다. 이제 면접 같은거 그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꾸역꾸역 자기소개와 회사들의 퇴사 이유 그리고 아주 쉬운 손코딩 테스트 연습과 생각나는 몇몇 CS 지식들만 잠깐 공부하고 면접에 임했다. 지친 마음에 기도를 많이 한 것 같다. 내 입에 답할 말들을 붙여 주시기를.</p>
<p>면접에서 받은 질문들을 회고해 보니 수준 높은 질문들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내가 책으로만 경험한 질문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완전히 내 것 처럼 답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마 더 깊게 캐물으셨다면 내 한계를 드러냈을 것 같은 질문도 몇 가지 있었다. 면접에서의 기술적인 질문이 좋았다고 느끼는 건 면접을 보기 전과 후의 내가 약간 달라졌다고 느낄 만큼 뭔가 학습을 하고 면접장을 나온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내것 처럼 대답하지 못한 질문들을 정리하고 이번주에 다시 공부할 계획이다.</p>
<p>면접 중에 받은 질문 중 기존의 내 업무 영역에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깊이 있는 내용도 있었는데 다행히 여러 컨퍼런스를 쫓아 다니며 간접 경험한 내용들과 기술 키워드들 덕분에 알게된 내용이 있었다. 면접을 준비하며 스프링캠프 2023에서 들은 쓰레드 동기화 전략 중 하나가 생각났는데, 그 부분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자바 구현을 잠깐 살펴 보았었다. 그런데 면접에서 그 질문이 나와 깜짝 놀랐다. 감사했다. 이번 주에도 코엑스에 열리는 '2023 공개 SW 페스티벌'에 간접 경험하러 갈 계획이다.</p>
<p>면접을 보며 인상 깊은 피드백이 하나 있었는데 나는 나의 지난 시간 경험한 기술과 분야가 너무 좁고 한정적이라 다른 세계로 이직을 꿈꾸고 있기도 한데, 반대로 나의 스펙트럼이 넓은 것 같고 그런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해주셔서 놀랐다. 내 생각과 완전히 다른 시각이었다.</p>
<p>최근 두 면접에서 느끼는 건 내가 가진 C, C++ 개발 경험을 RUST에 적용하고 싶어하는 회사들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일반적인 웹서비스 보다 다소 특이한 영역의 일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고도 느낀다.</p>
<p>면접 마지막에 손 코딩 테스트도 있었다. 처음 해보는 테스트였다. 정말 정말 많이 긴장되었고,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어버버하는 내가 답변을 잘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셨고 100점은 아니지만 50점 정도는 하고 나온 것 같았다. 손코딩 테스트 경험도 내게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앞으로 내가 면접관이 되든 면접자가 되든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무척 감사한 시간이었다.</p>
<p>그 날 판교역 환승 주차장이 가득 차서 멀리 주차를 하고 면접장으로 걸어가는데 회오리 바람이 불었는지 하늘에서 낙엽이 천천히 떠다니며 내 머리위를 맴도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내가 걸어가는 길을 축복해 주시는 것만 같았다. 감사한 하루였다. 결과는 모르지만 2차 준비 해야겠다.</p></div></div>

Joo's Work

JooSing

지난주 판교의 한 회사에 면접을 보고 왔다. 판교에 있는 회사에 면접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고, 이 정도 규모의 순수 소프트웨어 회사의 면접도 처음이었다. 오래 전 내가 사는 세상과 다를 것만 같았던 세상. 내게 뜬금 없이 연락이 온 이 회사의 면접은 약간 꿈 같은 느낌이 드는 공간과 시간이었다.
주말 동안 면접에서 받았던 질문들이 계속 떠올랐다. 이번 면접 준비는 쉽지 않았다. 아무것도 준비하고 싶지 않은 상태라고 해야할까. 심신이 지치기도 하고 나를 끄집어 내어 설명하는 행위가 몹시 피곤하게 느껴졌다. 이제 면접 같은거 그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꾸역꾸역 자기소개와 회사들의 퇴사 이유 그리고 아주 쉬운 손코딩 테스트 연습과 생각나는 몇몇 CS 지식들만 잠깐 공부하고 면접에 임했다. 지친 마음에 기도를 많이 한 것 같다. 내 입에 답할 말들을 붙여 주시기를.
면접에서 받은 질문들을 회고해 보니 수준 높은 질문들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내가 책으로만 경험한 질문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완전히 내 것 처럼 답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마 더 깊게 캐물으셨다면 내 한계를 드러냈을 것 같은 질문도 몇 가지 있었다. 면접에서의 기술적인 질문이 좋았다고 느끼는 건 면접을 보기 전과 후의 내가 약간 달라졌다고 느낄 만큼 뭔가 학습을 하고 면접장을 나온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내것 처럼 대답하지 못한 질문들을 정리하고 이번주에 다시 공부할 계획이다.
면접 중에 받은 질문 중 기존의 내 업무 영역에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깊이 있는 내용도 있었는데 다행히 여러 컨퍼런스를 쫓아 다니며 간접 경험한 내용들과 기술 키워드들 덕분에 알게된 내용이 있었다. 면접을 준비하며 스프링캠프 2023에서 들은 쓰레드 동기화 전략 중 하나가 생각났는데, 그 부분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자바 구현을 잠깐 살펴 보았었다. 그런데 면접에서 그 질문이 나와 깜짝 놀랐다. 감사했다. 이번 주에도 코엑스에 열리는 '2023 공개 SW 페스티벌'에 간접 경험하러 갈 계획이다.
면접을 보며 인상 깊은 피드백이 하나 있었는데 나는 나의 지난 시간 경험한 기술과 분야가 너무 좁고 한정적이라 다른 세계로 이직을 꿈꾸고 있기도 한데, 반대로 나의 스펙트럼이 넓은 것 같고 그런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해주셔서 놀랐다. 내 생각과 완전히 다른 시각이었다.
최근 두 면접에서 느끼는 건 내가 가진 C, C++ 개발 경험을 RUST에 적용하고 싶어하는 회사들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일반적인 웹서비스 보다 다소 특이한 영역의 일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고도 느낀다.
면접 마지막에 손 코딩 테스트도 있었다. 처음 해보는 테스트였다. 정말 정말 많이 긴장되었고,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어버버하는 내가 답변을 잘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셨고 100점은 아니지만 50점 정도는 하고 나온 것 같았다. 손코딩 테스트 경험도 내게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앞으로 내가 면접관이 되든 면접자가 되든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무척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 날 판교역 환승 주차장이 가득 차서 멀리 주차를 하고 면접장으로 걸어가는데 회오리 바람이 불었는지 하늘에서 낙엽이 천천히 떠다니며 내 머리위를 맴도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내가 걸어가는 길을 축복해 주시는 것만 같았다. 감사한 하루였다. 결과는 모르지만 2차 준비 해야겠다.

판교에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 면접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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