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 id="SE-0fd41474-a145-4ff3-bc73-ced553e4c126">
 12강으로 구성된 &lt;정의&gt; 강의 다큐멘터리에서 샌델은 존 롤스의 "무지의 장막"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묻는다. ​"당신들은 우수한 지능을 가졌고, 누구보다 성실했으며 인내심도 가졌습니다. 그래서 세계 최고 대학 하버드에 왔고, 이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물어보죠. 여러분이 그 높은 지능과 성실성과 인내심을 여러분의 노력으로 획득했습니까? 여러분의 높은 지능은 어디에서 왔나요? ​다시 묻겠습니다. 여러분이 그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정의로운 것일까요?"​이 질문을 들었을 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능력껏 성취(부, 명예, 권력)를 이루는게 당연하다고 배우며 40년을 살았다. 그런데 실은 내가 이룬 성취의 근간이 당연한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이후 나는, 보잘것 없긴 하나 내가 이룬 것들이 성취라 할 수 있다면, 내가 이룬 대부분의 것은 '운運'에 의한 것이라고 얘기하기 시작했다)​평등과 공정을 지순의 가치로 여길 수록 능력주의는 정의가 되어간다. 우리는 공정하게 경쟁했고, 각자에겐 정당한 사회적 승리와 패배가 주어진다. 우리는 평등했고 과정은 공정했기에 우리는 각각 묵묵히 승리자로, 혹은 패배자로 살아가야 한다.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얘기해 줄 수록, 패배는 아이의 것이 된다. 아이는 무엇이든 될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부족한 노력 덕분에 보잘 것 없는 것 만을 이룬, 패배한 어른이 된다. ​현대 사회에서 평등과 공정은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이다. 나는 내 능력(재능+노력)으로 성공하였고, 너는 네 능력(재능+노력)이 부족해서 실패하였으므로, 평등과 공정은 성공한 사람에겐 패배한 사람을 업신여길 정담함을, 패배한 사람에겐 성공한 사람을 향해 분노할 명분을 제공한다. ​쉬운 얘기는 아니다. 답이 있는 얘기도 아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얘기라 공유한다.​​<a href="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2863" target="_blank">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52863</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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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강으로 구성된 <정의> 강의 다큐멘터리에서 샌델은 존 롤스의 "무지의 장막"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묻는다. "당신들은 우수한 지능을 가졌고, 누구보다 성실했으며 인내심도 가졌습니다. 그래서 세계 최고 대학 하버드에 왔고, 이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물어보죠. 여러분이 그 높은 지능과 성실성과 인내심을 여러분의 노력으로 획득했습니까? 여러분의 높은 지능은 어디에서 왔나요? 다시 묻겠습니다. 여러분이 그 지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정의로운 것일까요?"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 기억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능력껏 성취(부, 명예, 권력)를 이루는게 당연하.......

평등과 공정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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