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p><img src="https://velog.velcdn.com/images/joosing/post/51995d5e-5ba9-4c55-b649-fc83ec779fef/image.png"></p>
<p>최종 합격 소식을 받았다. 돌아보니 어느덧 회사를 나온지 6개월이 되어간다. 첫 3개월은 과거에 사용한 기술들을 정돈해서 더 깊이 공부하고, 포트폴리오가 될 만한 <a href="https://github.com/joosing/fireball">오픈소스 프로젝트</a>의 첫 버전을 완성했다. 그리고 <a href="https://joosing-resume.super.site/">이력서</a>를 정리하고 지원을 시작했는데 벌써 세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오늘은 또 다른 회사의 최종 면접을 보고 나오며 예전 회사 동료가 생각나서 커피 한잔을 했다. 몇몇 분이 함께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예전 팀 사람들 모두와 새로 입사한 분들까지 앉아 있어 조금 당황했다. 때마침 새 입사자가 있어 팀 전체가 커피 한잔 하는데 내가 연락이 왔단다. 다들 여전하다. 사옥을 이사했다며 구경시켜줬다. 건물이 엄청 좋아졌네. 내년엔 IPO를 할 것 같다고 한다. 퇴사를 하며 스톡옵션을 내려 놓고 왔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p>
<h2 id="고통">고통</h2>
<p>모아두었던 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제 회사 합격 소식을 듣고 가장 좋아한 건 내가 아니라 아내였던 것 같다. 나는 아직 다른 회사 면접이 남아 있어 긴장 상태와 기쁨을 함께 누려야 했던 것 같은데 아내는 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포함한 우리 가족의 통장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는 걸 보는건 아내와 나에게 무척 불안하고 심지어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 가운데 회사의 면접들에 온 신경을 집중시켜야 했기 때문에 아내는 최대한 돈 얘기를 나에게 꺼내지 않았던 것 같다. 어제 아내가 다시는 회사 그만두고 이직 준비하지 말라고 웃으며(?) 말했다.</p>
<h2 id="두려움">두려움</h2>
<p>오늘 면접을 보고 온 또 다른 회사는 아직 결과를 모른다. 만약 이 회사도 합격하면 어디를 선택해야 하는지 무척 고민이 된다. 한 곳은 서울이고 한 곳은 대전이다. 아이들에게 서울로 갈 수도 있다고 하면 대번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래 나도 초등학교 고학년 쯤 되었으면 이사하고 전학가는게 싫었을 것 같다. 첫째 아이가 1학년에 입학하고 한 두달 학교를 다니지 않겠다고 울며 때를 써서 고생한 기억이 난다. (진지하게 홈스쿨링까지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때 매일 매일 선물을 사서 학교를 다녀온 아이가 파티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는데 아이가 그때를 무척 고마워 한다. 아이가 종종 아빠가 그때 나 위로해줬잖아 이렇게 말하곤 한다. 어제 그 얘기를 하며 우리 그때 잠시 힘들다고 학교 안다녔으면 지금 어땠을 것 같은지 물어보았다. 대번에 무슨 말인지 아이가 이해하는 듯 했다. 그리고 감동적인 말을 딸이 내게 건냈다. “이제 내가 아빠 위로해 줘야겠네” 잠시 두렵고 힘들다고 포기하면 좋은 것들을 놓칠 수 있음을 우리는 안다.</p>
<h2 id="선택의-기준">선택의 기준</h2>
<p>만약 두 회사 모두 합격하면 어디로 가야할까? 어떤 기준을 가지고 결정을 내려야 할까? 연봉은 적절한가?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가? 의미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팀인가?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팀인가? 수도 없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지만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연봉 말고는 사실 없는 것 같다. 대부분 가서 경험해 봐야 진짜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이제 슬슬 새로운 회사에 들어갈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p></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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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Sing

최종 합격 소식을 받았다. 돌아보니 어느덧 회사를 나온지 6개월이 되어간다. 첫 3개월은 과거에 사용한 기술들을 정돈해서 더 깊이 공부하고, 포트폴리오가 될 만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첫 버전을 완성했다. 그리고 이력서를 정리하고 지원을 시작했는데 벌써 세 달여의 시간이 흘렀다. 오늘은 또 다른 회사의 최종 면접을 보고 나오며 예전 회사 동료가 생각나서 커피 한잔을 했다. 몇몇 분이 함께 나올거라 생각했는데 예전 팀 사람들 모두와 새로 입사한 분들까지 앉아 있어 조금 당황했다. 때마침 새 입사자가 있어 팀 전체가 커피 한잔 하는데 내가 연락이 왔단다. 다들 여전하다. 사옥을 이사했다며 구경시켜줬다. 건물이 엄청 좋아졌네. 내년엔 IPO를 할 것 같다고 한다. 퇴사를 하며 스톡옵션을 내려 놓고 왔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고통
모아두었던 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제 회사 합격 소식을 듣고 가장 좋아한 건 내가 아니라 아내였던 것 같다. 나는 아직 다른 회사 면접이 남아 있어 긴장 상태와 기쁨을 함께 누려야 했던 것 같은데 아내는 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포함한 우리 가족의 통장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는 걸 보는건 아내와 나에게 무척 불안하고 심지어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 가운데 회사의 면접들에 온 신경을 집중시켜야 했기 때문에 아내는 최대한 돈 얘기를 나에게 꺼내지 않았던 것 같다. 어제 아내가 다시는 회사 그만두고 이직 준비하지 말라고 웃으며(?) 말했다.
두려움
오늘 면접을 보고 온 또 다른 회사는 아직 결과를 모른다. 만약 이 회사도 합격하면 어디를 선택해야 하는지 무척 고민이 된다. 한 곳은 서울이고 한 곳은 대전이다. 아이들에게 서울로 갈 수도 있다고 하면 대번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래 나도 초등학교 고학년 쯤 되었으면 이사하고 전학가는게 싫었을 것 같다. 첫째 아이가 1학년에 입학하고 한 두달 학교를 다니지 않겠다고 울며 때를 써서 고생한 기억이 난다. (진지하게 홈스쿨링까지 생각했었던 것 같다) 그때 매일 매일 선물을 사서 학교를 다녀온 아이가 파티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는데 아이가 그때를 무척 고마워 한다. 아이가 종종 아빠가 그때 나 위로해줬잖아 이렇게 말하곤 한다. 어제 그 얘기를 하며 우리 그때 잠시 힘들다고 학교 안다녔으면 지금 어땠을 것 같은지 물어보았다. 대번에 무슨 말인지 아이가 이해하는 듯 했다. 그리고 감동적인 말을 딸이 내게 건냈다. “이제 내가 아빠 위로해 줘야겠네” 잠시 두렵고 힘들다고 포기하면 좋은 것들을 놓칠 수 있음을 우리는 안다.
선택의 기준
만약 두 회사 모두 합격하면 어디로 가야할까? 어떤 기준을 가지고 결정을 내려야 할까? 연봉은 적절한가?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가? 의미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팀인가?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팀인가? 수도 없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지만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연봉 말고는 사실 없는 것 같다. 대부분 가서 경험해 봐야 진짜를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이제 슬슬 새로운 회사에 들어갈 마음의 준비를 해야겠다.

이직 : 최종 합격 소식을 받은 날 E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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