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p>Image by&nbsp;<a href="https://pixabay.com/ko/users/bejan-3893186/?utm_source=link-attribution&amp;utm_medium=referral&amp;utm_campaign=image&amp;utm_content=6517488">János Bencs</a> from <a href="https://pixabay.com/ko//?utm_source=link-attribution&amp;utm_medium=referral&amp;utm_campaign=image&amp;utm_content=1728448">Pixabay</a></p>
<p><img src="https://velog.velcdn.com/images/joosing/post/88a74cd3-02d0-4c9e-9af8-a5e6062082b8/image.png"></p>
<p>프로그래밍이 재미있는지와 관련된 토론이 커뮤니티에 있는 걸 보면서 나는 어떤지 자문해 보게 되었다. 순간 떠오른 생각은 “프로그래밍이 재미있다고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겠다” 였다.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프로그래밍이라는 일에 내 인생의 많은 시간을 사용하며 마법 같이 즐거운 시간들이 있었지만 재미있다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다는 솔직한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프로그래밍을 하는 과정에서 괴로웠던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p>
<h2 id="괴로움의-시작">괴로움의 시작</h2>
<p>대학생 때 첫 프로그래밍 과제는 도서 관리 프로그램을 자바 언어로 작성하는 것이었다. 콘솔에서 피라미드 거꾸로 출력하기 같은 종류의 과제 외에 진짜 사용자가 있는 프로그래밍 과제는 내 인생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과제를 나는 완성하지 못했는데 자바 언어 문법을 몰라서 못했다기 보다 시스템의 요구사항을 복합적인 코드로 구현해 내는 길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몇 주간 과제 기간이 주어졌는데 너무 괴로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뭔가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지 못하는데서 오는 고통을 처음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교에서 프로그래밍 언어적인 측면만 가르쳐 주고 저런 종류의 과제를 내어준게 너무 했다 싶다. 그러나 진짜 프로그래밍의 벽에 부딛혀 보고 고통을 느끼며 내가 진짜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뻣속 깊이 느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만 학교에서 언어 문법과 함께 프로그래밍 하는 방법을 함께 가르쳐 주었다면 어땠을까 싶다.</p>
<h2 id="뭔가-마음에-안드는데">뭔가 마음에 안드는데</h2>
<p>이후에 다른 종류의 고통이 나를 찾아왔다. 이번에는 코드를 더 보기 좋게 작성하고 싶은 욕구가 내 안에 솟아 났는데 정작 코드를 잘 작성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냥 단순히 좋은 이름을 고민하고 코드를 모듈 별로 나누는데 집중했는데 모듈을 어떻게 나누는게 좋은지 어떤 이름이 좋은지 알지 못한 채 그냥 무작정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 코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통이 나를 찾아왔다. 이러한 고통은 큰 갈증을 유발했는데 후에 Code Complete, Clean Code 같은 책들을 만나며 갈증이 조금 해소되었지만 충분하지는 못했고 오랜 시간 이런 종류의 고통이 드문 드문 나를 찾아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이런 고민을 적게 하는 편인데 예전보다 더 많이 알게 되고 잘하게 되었다는 점도 분명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오히려 완벽주의적인 사고를 많이 내려놓게 된 영향이 큰 것 같다. 적당히 고민하고 지금 시점에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한 이후에 점진적으로 리팩토링해 나가는 전략을 사용하며 이런 고통이 점점 사그러 든 것 같다. 이런 고통을 크게 느낄 당시에는 한 번에 좋은 답을 내려고 엄청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것 같다.</p>
<h2 id="삽질의-고통">삽질의 고통</h2>
<p>그리고 오늘도 겪은 고통의 한 유형이 생각난다. 흔히 프로그래머 하면 굉장히 논리적인 사고를 거쳐서 어떤 문제를 짠하고 해결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런 것 보다는 이리 저리 들쑤시며 인고의 삽질을 거친 후 해답을 찾는 일이 꽤 많았던 것 같다. 오늘 겪은 환경설정 과정이라던지, 메뉴얼과 다른 서비스의 내부를 밖에서 부터 파헤쳐 보는 일, 숨겨진 버그의 원인을 찾는 일 등이 있겠다. 이런 일들을 하다보면 인내심으로 정말 삽질을 해야하는데 포기하면 그냥 안되는 일이 되는 거다. 언제 어떻게 완성될지 확신할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분명 재미있을 때도 있는데 종종 한숨을 푹푹 쉬며 일하기도 했던 것 같다.</p>
<h2 id="제한된-리소스의-압박">제한된 리소스의 압박</h2>
<p>SI 프로젝트를 하며 만난 고통도 생각난다. SI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한된 리소스(시간, 사람, 도구 등등) 안에서 리소스를 초과하는 요구를 받는 고통이 나를 찾아왔다. 한 번에 여러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해야 했고 일정도 찍어 내려왔다. 지금의 내가 그때를 돌아봐도 그 고통을 피해갈 훌륭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게 사실이다. 이후에 배운 조금 나은 지혜는 일을 구체적으로 식별하고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일과 있으면 좋을 것 같은 부수적인 일을 나누고 중요한 일을 먼저 한 후 고객에게 보여주며 설득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고객이든 회사 대표든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들은 대게 작업 결과물을 직접 보면 생각이 많이 교정되는 현상을 보였다. 그래서 일단 진짜 중요한 되는 것을 보여주면 하고 싶어 하던 많은 부수적인 것들을 내려놓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방법이 항상 통하는 것도 아니였고 통하더라도 쪼여오는 압박감은 어쩔 수 없이 나를 괴롭혔던 것 같다. 그래도 덕분에 끊임없이 일의 우선순위를 고민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하려는 좋은 습관을 기르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 </p>
<h2 id="협력의-고통">협력의 고통</h2>
<p>나에게 어떤 회사가 가장 좋았는지 질문해 본적이 있는데 신입시절 2년을 보낸 첫 회사가 무난하게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만이 없지는 않았지만 큰 스트레스는 없었던 것 같고 사람들도 좋고 회사 분위기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다 그때 내가 신입이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끄때 당시 나의 팀장님도 나 처럼 편안했을지 질문을 던져보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는 그냥 혼자 열중해서 코딩하며 만족을 느끼는 시기였던 것 같다. 아무도 다른 사람을 책임질 일이 없었고 그냥 나만 잘하면 내가 칭찬 받던 시기 였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나 혼자 코딩을 잘 한다고 되는 일은 점점 줄어든 것 같다. 점점 부탁을 하고, 설득을 하고, 협의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나 역시 부탁에 응하기도 하고, 설득하는 말을 검토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이 모든 것들이 프로그래밍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은 코딩과는 전혀 다른 고통을 내게 선사했는데 어떨 때는 함께 시너지를 내며 일하는게 무척 즐겁고 이게 일하는 맛이구나 싶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많았던 것 같다. 앞의 모든 고통들 보다 사실은 이 협력의 고통이 찾아올 때 가장 괴로워 했던 것 같다.</p>
<h2 id="프로그래밍이-즐거우세요">프로그래밍이 즐거우세요?</h2>
<p>몇 일 전 회사 동료가 프로그래밍이 즐거운지 물어왔다.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지 않아 즉흥적으로 대답하게 되었는데 이 글의 논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대답을 했다. 프로그래밍에는 괴로움과 즐거움이 교묘하게 뒤섞여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개발자 외에 다른 직업적인 선택을 고민해 본적이 없기에 이 일의 고통 보다는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잘 표현한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서 괴로웠던 그 시간들이 나를 연단하고 성장하게 해 주었단 사실 또한 알게 된다. 고통스러운 일은 늘 마주하기 싫지만 그랬다는 사실에 약간의 위안을 얻는다.</p></div></div>

Joo's Work

JooSing

Image by János Bencs from Pixabay
프로그래밍이 재미있는지와 관련된 토론이 커뮤니티에 있는 걸 보면서 나는 어떤지 자문해 보게 되었다. 순간 떠오른 생각은 “프로그래밍이 재미있다고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들겠다” 였다.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프로그래밍이라는 일에 내 인생의 많은 시간을 사용하며 마법 같이 즐거운 시간들이 있었지만 재미있다는 한 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다는 솔직한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프로그래밍을 하는 과정에서 괴로웠던 순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괴로움의 시작
대학생 때 첫 프로그래밍 과제는 도서 관리 프로그램을 자바 언어로 작성하는 것이었다. 콘솔에서 피라미드 거꾸로 출력하기 같은 종류의 과제 외에 진짜 사용자가 있는 프로그래밍 과제는 내 인생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과제를 나는 완성하지 못했는데 자바 언어 문법을 몰라서 못했다기 보다 시스템의 요구사항을 복합적인 코드로 구현해 내는 길이 도무지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몇 주간 과제 기간이 주어졌는데 너무 괴로운 시간이었던 것 같다. 뭔가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지 못하는데서 오는 고통을 처음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교에서 프로그래밍 언어적인 측면만 가르쳐 주고 저런 종류의 과제를 내어준게 너무 했다 싶다. 그러나 진짜 프로그래밍의 벽에 부딛혀 보고 고통을 느끼며 내가 진짜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 뻣속 깊이 느낀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다만 학교에서 언어 문법과 함께 프로그래밍 하는 방법을 함께 가르쳐 주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뭔가 마음에 안드는데
이후에 다른 종류의 고통이 나를 찾아왔다. 이번에는 코드를 더 보기 좋게 작성하고 싶은 욕구가 내 안에 솟아 났는데 정작 코드를 잘 작성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냥 단순히 좋은 이름을 고민하고 코드를 모듈 별로 나누는데 집중했는데 모듈을 어떻게 나누는게 좋은지 어떤 이름이 좋은지 알지 못한 채 그냥 무작정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내 코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통이 나를 찾아왔다. 이러한 고통은 큰 갈증을 유발했는데 후에 Code Complete, Clean Code 같은 책들을 만나며 갈증이 조금 해소되었지만 충분하지는 못했고 오랜 시간 이런 종류의 고통이 드문 드문 나를 찾아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이런 고민을 적게 하는 편인데 예전보다 더 많이 알게 되고 잘하게 되었다는 점도 분명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오히려 완벽주의적인 사고를 많이 내려놓게 된 영향이 큰 것 같다. 적당히 고민하고 지금 시점에 할 수 있는 최선을 선택한 이후에 점진적으로 리팩토링해 나가는 전략을 사용하며 이런 고통이 점점 사그러 든 것 같다. 이런 고통을 크게 느낄 당시에는 한 번에 좋은 답을 내려고 엄청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던 것 같다.
삽질의 고통
그리고 오늘도 겪은 고통의 한 유형이 생각난다. 흔히 프로그래머 하면 굉장히 논리적인 사고를 거쳐서 어떤 문제를 짠하고 해결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런 것 보다는 이리 저리 들쑤시며 인고의 삽질을 거친 후 해답을 찾는 일이 꽤 많았던 것 같다. 오늘 겪은 환경설정 과정이라던지, 메뉴얼과 다른 서비스의 내부를 밖에서 부터 파헤쳐 보는 일, 숨겨진 버그의 원인을 찾는 일 등이 있겠다. 이런 일들을 하다보면 인내심으로 정말 삽질을 해야하는데 포기하면 그냥 안되는 일이 되는 거다. 언제 어떻게 완성될지 확신할 수 없는 시간 속에서 분명 재미있을 때도 있는데 종종 한숨을 푹푹 쉬며 일하기도 했던 것 같다.
제한된 리소스의 압박
SI 프로젝트를 하며 만난 고통도 생각난다. SI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한된 리소스(시간, 사람, 도구 등등) 안에서 리소스를 초과하는 요구를 받는 고통이 나를 찾아왔다. 한 번에 여러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해야 했고 일정도 찍어 내려왔다. 지금의 내가 그때를 돌아봐도 그 고통을 피해갈 훌륭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게 사실이다. 이후에 배운 조금 나은 지혜는 일을 구체적으로 식별하고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일과 있으면 좋을 것 같은 부수적인 일을 나누고 중요한 일을 먼저 한 후 고객에게 보여주며 설득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고객이든 회사 대표든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들은 대게 작업 결과물을 직접 보면 생각이 많이 교정되는 현상을 보였다. 그래서 일단 진짜 중요한 되는 것을 보여주면 하고 싶어 하던 많은 부수적인 것들을 내려놓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방법이 항상 통하는 것도 아니였고 통하더라도 쪼여오는 압박감은 어쩔 수 없이 나를 괴롭혔던 것 같다. 그래도 덕분에 끊임없이 일의 우선순위를 고민하고 중요한 일을 먼저하려는 좋은 습관을 기르는데 도움을 준 것 같다. 
협력의 고통
나에게 어떤 회사가 가장 좋았는지 질문해 본적이 있는데 신입시절 2년을 보낸 첫 회사가 무난하게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만이 없지는 않았지만 큰 스트레스는 없었던 것 같고 사람들도 좋고 회사 분위기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다 그때 내가 신입이어서 그랬던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끄때 당시 나의 팀장님도 나 처럼 편안했을지 질문을 던져보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는 그냥 혼자 열중해서 코딩하며 만족을 느끼는 시기였던 것 같다. 아무도 다른 사람을 책임질 일이 없었고 그냥 나만 잘하면 내가 칭찬 받던 시기 였던 것 같다.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나 혼자 코딩을 잘 한다고 되는 일은 점점 줄어든 것 같다. 점점 부탁을 하고, 설득을 하고, 협의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나 역시 부탁에 응하기도 하고, 설득하는 말을 검토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이 모든 것들이 프로그래밍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은 코딩과는 전혀 다른 고통을 내게 선사했는데 어떨 때는 함께 시너지를 내며 일하는게 무척 즐겁고 이게 일하는 맛이구나 싶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많았던 것 같다. 앞의 모든 고통들 보다 사실은 이 협력의 고통이 찾아올 때 가장 괴로워 했던 것 같다.
프로그래밍이 즐거우세요?
몇 일 전 회사 동료가 프로그래밍이 즐거운지 물어왔다.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지 않아 즉흥적으로 대답하게 되었는데 이 글의 논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대답을 했다. 프로그래밍에는 괴로움과 즐거움이 교묘하게 뒤섞여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개발자 외에 다른 직업적인 선택을 고민해 본적이 없기에 이 일의 고통 보다는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내 마음을 솔직하게 잘 표현한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서 괴로웠던 그 시간들이 나를 연단하고 성장하게 해 주었단 사실 또한 알게 된다. 고통스러운 일은 늘 마주하기 싫지만 그랬다는 사실에 약간의 위안을 얻는다.

고통스러운 프로그래밍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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