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 id="SE-3881b6a6-aade-4843-959d-1307969e6df6">
 ​&lt;지옥 시즌2&gt;를 주말에 몰아 보았다. 이하 스포일러 없는 간단한 감상, 혹은 간략한 해설. ​사무엘 베케트의 &lt;고도를 기다리며&gt;에는 50년동안 오지 않은 고도를 기다리는 두 부랑자가 등장한다. 그들에겐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것이 삶의 의미다. 물론 극이 끝날 때 까지 고도는 오지 않는다. 이 기다림은, 의미 없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부여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부조리를 은유한다. ​우리가 인식하는 현상 바깥의 세상은 본래 우리가 이해할 수 없다. 아인슈타인에 의하면 시간과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장(field)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시간과 공간으로 세계를 분절해 인식하며 살아간다. 나는 내일 아침 8시까지 판교에 있는 네오위즈 사옥에 출근할 것이다. 내일 아침 8시라는 시간과, 네오위즈라는 회사는 지구상에서만 개념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나름대로 개념화하고, 인식할 수 없는 것들을 인식했다고 믿으며 세상을 살아간다. ​이렇게 모든 것을 상징체계로 포섭하려들고, 기호화하여 실재를 인식하려고 하는 인간 앞에, 도저히 포섭할 수 없는 부조리가 등장하면 인간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 것인가? 예를 들어, 지옥의 사자와 죽음의 고지가 등장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연상호 감독은 꽤나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lt;지옥&gt;은 도저히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초현실적 현상에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안되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꽤나 철학적인 드라마지만, 연상호 감독은 이 드라마가 오락 드라마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시즌2 역시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이야기는 숨도 안쉬고 달려간다. ​올해 본 드라마중 단연 최고로 좋았다. 스포일러가 SNS에 난무하는 것 같은데, 어서들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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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하 닷컴

<지옥 시즌2>를 주말에 몰아 보았다. 이하 스포일러 없는 간단한 감상, 혹은 간략한 해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에는 50년동안 오지 않은 고도를 기다리는 두 부랑자가 등장한다. 그들에겐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것이 삶의 의미다. 물론 극이 끝날 때 까지 고도는 오지 않는다. 이 기다림은, 의미 없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부여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부조리를 은유한다. 우리가 인식하는 현상 바깥의 세상은 본래 우리가 이해할 수 없다. 아인슈타인에 의하면 시간과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장(field)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시간과 공간으로 세계를 분절해 인식하며 살아간다.......

지옥 시즌2: 포섭할 수 없는 부조리 앞에 인간이 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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