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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페친분들은, 연말이 오면 나는 [내맘대로 게임상]이라는... 뭐랄까 50대 아저씨가 한 네이밍은 아닐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 GOTY(Game of the Year)를 발표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상에는, 혹은 상의 네이밍에는 사연이 있다. 개발 최상위 직군으로만 거의 20년째 생업에 종사하며 생활형 외향인 연기를 하고 있지만, 자연인인 나는 E가 아니라 I다. 더더군다나 나는 어린 시절에 매우 내성적이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나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의견을 말하는 것을 무척 어려워했다. ​초중고를 다니던 시절에 내 가장 좋은 친구는 늘 나 자신이었다. 나는 일기로 나와 대화하며 내 솔직한 심경과 생각을 고백했다. 하버마스에 의하면 일기는 개인을 개인에게 공개적으로 만든다. 그렇게 나는 나에게 공개되었다.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들을 예쁘다고 생각하는지 썼고, 그렇게 나의 취향에 대해 나에게서 들었다. ​그 시절에, 나는 한 달에 한 번 [내맘대로 가요상]을 만들어 내가 어떤 노래를 그 한 달 동안 가장 좋아했는지 썼다. 김창완의 &lt;안녕&gt;이 거의 2년 동안 [내맘대로 가요상] 수상곡이었다고 기억하는데, 그 시절 나의 내면이 얼마나 부서질 것 같은 소녀 감성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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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게임상], [내맘대로 만화상]은 일년에 한번 시상식을 했다. [내맘대로 영화상]은 대학생이 되고 나서야 신설되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이를 먹더니 일기 작성의 템포가 느려지기 시작했고, 30대가 되어 일기를 쓰지 않게 된 다음엔 [가요상], [만화상], [영화상]은 발표가 중단되었다. ​최근까지 [내맘대로 게임상]만이 남아 있었던 이유는 SNS가 생겼기 때문이다. 더 이상 일기는 쓰지 않지만, 나는 트위터로 [내맘대로 게임상] 발표 장소를 옮겼다. (현재는 페북과 블로그 등에서 동시에 발표하고 있다) ​한편, 어린 시절에 독서가 가장 중요한 취미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맘대로 도서상]을 만들지는 않았다. 약간 의식적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언젠가 이 얘기를 쓸 지 모르겠는데, 나는 내가 책을 읽는다는 걸 남들이 몰랐으면 했다. 나는 늘 책을 내게서 밀어냈다. 나는 내가 책을 읽는다는 것과 책을 쓴다는 것을 남들에게 말하지 않았다. ​아마 내 고등학교 친구들과 대학교 친구들은 &lt;하얀 로냐프강&gt;의 존재를 책이 출판되고 나서야 알았을 것이다. 나는 PC통신에 &lt;하얀 로냐프강&gt;을 연재하고, 많은 단편을 올리던 시절에는 내 가장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내가 소설을 쓴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시간이 많이 지났다. 그리고 나는 어느새 (혹은 어떤 계기로) 책을 읽는다는 것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다. 문득 오늘 이제는 내가 나에게 물어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졌다. "올해 제일 좋았던 책은 뭐였어?"하고 말이다. ​50대가 되어 상을 신설하려고 한다. 물론 그 해 읽었던 책에 주는 상이다. 이름은 전통에 따라, 초등학생 시절 지었던 이름을 그대로 계승해 [내맘대로 도서상]이라고 할까 한다. ​올해 강력한 수상후보는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이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으니 이대로 굳어지지 않을지. 연말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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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중단되었던 일기는 2016년부터 다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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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들어보는, [내맘대로 가요상] 최다 수상곡, 김창완의 [안녕] 😁​<a href="https://www.youtube.com/watch?v=ruqHLGQ5QI8" target="_blank">https://www.youtube.com/watch?v=ruqHLGQ5QI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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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페친분들은, 연말이 오면 나는 [내맘대로 게임상]이라는... 뭐랄까 50대 아저씨가 한 네이밍은 아닐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 GOTY(Game of the Year)를 발표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상에는, 혹은 상의 네이밍에는 사연이 있다. 개발 최상위 직군으로만 거의 20년째 생업에 종사하며 생활형 외향인 연기를 하고 있지만, 자연인인 나는 E가 아니라 I다. 더더군다나 나는 어린 시절에 매우 내성적이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나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의견을 말하는 것을 무척 어려워했다. 초중고를 다니던 시절에 내 가장 좋은 친구는 늘 나 자신이었다. 나는 일기로 나와 대화하며 내 솔직한 심경과 생각을 고백했다. 하버마스에 의하.......

[내맘대로 도서상] 신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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