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 id="post-body-7695305087048410919">
<p>최근 CSI Sequence에 대한 글을 열심히 쓰고 있지만, 우리가 직접 CSI Sequence를 직접 사용할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사용하는 CSI sequence가 있다. 바로 화면을 지우는 데 사용되는 <code>clear</code>라는 명령어다.</p>

<p><code>clear</code>는 기본적으로 두 가지 종류의 CSI sequence를 사용한다. 하나는 CUrsor Position(a.k.a CUP; <code>CSI H</code>)다. 이것을 이용해 커서를 화면의 시작으로 돌린다. <code>clear</code>를 하고 나면, 최상단 왼쪽으로 커서가 움직이는 것은 CUP 덕분이다. 두 번째 CSI sequence는 Erase in Display(a.k.a. ED; <code>CSI 2 J</code>)다. 이를 이용해 화면 전체를 지운다. 여기까지는 Linux와 Mac이 공유하는 동작이다. 하지만 이후 동작에서 Linux의 <code>clear</code>와 Mac의 <code>clear</code>는 다르게 동작한다.</p>

<p>간단하게 말하면 Linux의 <code>clear</code>는 스크롤 버퍼를 지우고, Mac의 <code>clear</code>는 지우지 않는다. 이는 Linux의 clear는 앞의 두 시퀀스에 이어 <code>CSI 3 J</code>를 출력하기 때문이다. <code>CSI 3 J</code>는 <a href="https://invisible-island.net/xterm/" target="_blank">xterm</a>이 도입한 Escape Sequence의 확장으로 스크롤 버퍼에 저장된 라인을 지우는 시퀀스다. <a href="https://bugzilla.redhat.com/show_bug.cgi?id=683733#c3" target="_blank">2011년 레드 햇 진영에서 E3라고 이름붙인 뒤</a>로 터미널 에뮬레이터에서는 E3 확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Mac의 <code>clear</code>는 이 시퀀스를 출력하지 않기 때문에 스크롤 버퍼를 남겨둔다.</p>

<p>이런 차이가 발생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된 일은 아니다. 원래 대부분의 터미널 에뮬레이터들은 E3 확장을 비롯한 xterm 확장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당연히 이 시절에는 Linux에서 사용되던 <code>clear</code> 커맨드도 E3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크롤 버퍼는 지우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xterm 확장은 다른 터미널 에뮬레이터로 전해져오며 E3도 구현되기 시작했다. 2007년 <a href="https://www.chiark.greenend.org.uk/~sgtatham/putty/changes.html" target="_blank">PuTTY</a>, 2011년 <a href="https://bugzilla.redhat.com/show_bug.cgi?id=683733" target="_blank">Red Hat</a>, 2014년 <a href="https://bugzilla.gnome.org/show_bug.cgi?id=678042" target="_blank">Gnome 터미널</a>과 <a href="https://gitlab.com/gnachman/iterm2/-/commit/4e6f6357d2fa3e8028740c7fef7f54ce55db2d86" target="_blank">iTerm2</a>까지 다양한 터미널 에뮬레이터들이 <code>CSI 3 J</code>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오늘날 대부분의 터미널은 E3 확장을 지원한다..</p>

<p>터미널 에뮬레이터들이 E3 확장을 지원하기 시작하자 다른 논의가 생겼다. <code>clear</code>의 동작을 무엇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code>clear</code>는 말 그대로 화면을 지운다. 그래서 당시에는 스크롤 버퍼를 지우기 위해서는 <code>reset</code>이라는 명령어를 이용해야 했다. 스크롤 버퍼를 지우는 것은 터미널의 상태를 초기화시키는 <code>reset</code>에게 맡기고 <code>clear</code>는 보이는 화면만 지우자는 사람과, 터미널에서는 스크롤도 화면의 연장이기 때문에 <code>clear</code>는 스크롤 버퍼도 지우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사람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그리고 Linux 진영에서 이긴 것은 후자였다. 결국 clear 명령어에는 <a href="https://github.com/mirror/ncurses/commit/d3aaa2f7ce1fec732af0f6c0396719cbc846ac18" target="_blank">E3 확장이 들어갔고</a>, 이게 싫은 사람은 <code>clear -x</code>를 사용해야 했다.</p>

<p>하지만 Mac 진영에는 이런 변화가 아직 전파되지 않았다. 아무리 찾아봐도 이와 관련된 논의조차 안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Mac의 <code>clear</code>는 E3 확장이 들어가기 전 프로그램이 쓰인다. 심지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조차 없다. 그래서 Mac에서 Linux의 <code>clear</code> 같은 동작을 원하면 <code>alias clear='printf "\033[H\033[2J\033[3J"'</code>같은 식으로 alias를 만들어줘야 한다. 반대로 Linux에서 기존의 <code>clear</code>와 같은 동작을 원하면 <code>alias clear=clear -x</code>나 <code>alias clear='printf "\033[H\033[2J"'</code>같은 alias를 걸어줘야 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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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ux의 clear와 Mac의 clear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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