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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만든 스마트폰은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팔린다. 그렇지만 이 휴대폰이 각 나라에서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팔리고 있는지를 모두 파악하기란 제아무리 삼성이라도 어렵다. 
예컨대, 남미의 어느 휴대폰 소매상이 어떤 프로모션을 지금 실행하고 있는지, 경쟁사와 대비해서 판매율은 어떤지 한국의 사무실에 앉아 있는 브랜드 관리 담당자가 바로 알 수 있을까? 
삼성의 예를 들었을 뿐, 물건을 만들어 파는 제조사들이 대체로 가진 문제다. 내 물건을 유통업체가 어떻게 광고해서 얼마나 파는지, 그 데이터를 빨리빨리 정확히 알면야 좋지만, 그동안은 그나마 사람이 일일이 검색해 추적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이 재고나 광고 관리 영역도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길이 열리고 있다. 역시, AI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인한 변화다.
2021년 문을 연 ‘인핸스’라는 스타트업이 재고와 광고관리 AI 에이전트를 만든다. AI로 창업한 회사는 많지만, 돈 버는 곳은 드물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회사는 창업 2년차인 2023년에 매출 78억원을 냈다. 작년 추정 매출액은 100억원 규모다. 앞서 언급한 삼성전자나, 가전으로 잘 알려진 필립스 같은 회사가 인핸스의 ‘커머스OS(CommerceOS)’를 쓰고 있다. 매출이 잘 나오니, 요즘 같이 얼어붙은 투자 시장에서도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 인핸스는 올 1월,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자금을 유치했다.
수많은 AI 회사 중, 인핸스는 무엇을 평가받고 있는가. 김도균 인핸스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 =사진)를 최근 서울 삼성동에거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컨퍼런스 현장에서 만났다. 김 CAIO는 지난해 인핸스에 합류, 회사의 핵심인 AI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행사장 옆 작은 회의실에서 만난 그는, 직책은 무겁지만 얼굴은 말갰다.
학교 졸업 후 주어지는 여러 기회를 마다하고 창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스타트업에 합류한 것은 “이커머스의 초자동화라는 목표가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라고 김 CAIO는 말했다. 그는 또 “LM(언어모델)을 직접 만드는 입장에서, 이 기술을 잘 활용해 가치를 만드는 일에 집중을 하면 나 개인이나 회사 서로 간에 이익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blockquote>삼성에서 인핸스의 커머스OS를 쓴다고. 재고관리랑 광고관리로 매출이 늘었다는 발표가 인상깊더라</blockquote>
비단 삼성의 문제만은 아니다. 제조사가 겪는 어려움은 “제조사가 직접 판매를 하는 건 아니다”라는 데서 온다. 제조사들도 자신들의 물건이 어떻게 팔리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꽤 있다. 남미나 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 팔리고 있으므로, 현재 자신들이 만든 휴대폰이 어떤 프로모션을 거쳐 얼마만큼 팔리고 있는지 정확하게 모를 수 있다.
인핸스가 하려는 일은 이렇다. 제조사가 물건을 잘 팔도록, 커머스에 특화한 AI 에이전트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거다. 제조사들이 AI 에이전트로 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 거다. 내 제품의 재고가 얼마나 있고, 경쟁사에 비해서 광고는 어떻게 나오고 있고를 추적해 보여주는 식으로 말이다.
<blockquote>그걸 어떻게 파악하나?</blockquote>
두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그 다음엔 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런데 데이터 수집과 분석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여러 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하나의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에이전트가 함께 동작해야 한다.
그걸 위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에이전트’라는 걸 개발했다. 또, 리뷰를 종합해서 현재 이 제품을 추천하는 이유나 단점에 대한 코멘트를 정리해 보여주는 ‘리뷰 정보 분석 에이전트’, ‘소셜 포스팅 분석 에이전트’ 현재 상품이 어떤 가격대에 팔리고 있는지를 추적하는 ‘프라이스 에이전트’ 등 5개 이상의 에이전트가 ‘커머스OS’라는 플랫폼 안에서 함께 작동하면서 결과물을 제공한다.
<blockquote>아직 어렵다. 사실, AI 에이전트란 말조차 생소하다. AI 에이전트가 어떻게 쓰이는지 예를 들어서 설명해달라</blockquote>
제조사가 물건을 팔려면 상품을 알려야 한다. 그래서 검색 광고를 한다. 고심해서 키워드를 고른다. 이 키워드를 넣었을 때, 검색결과물 상단에 내 상품이 자주, 많이 노출되어야 좋다. 특히 경쟁사 대비해서 우리 상품이 노출 많이 될수록 광고 집행의 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실제로는 광고 집행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내가 집행한 광고 상품이 상단에 얼마만에 한번씩 노출되는지, 경쟁사보다는 많이 나오는지 그 광고 노출 점유율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도 아직 사람을 쓴다. 사람이 직접 플랫폼 안에 들어가 검색해서 점유율을 수기로 엑셀파일로 정리해 제공하는 식이다.
<blockquote>수기로? 예를 들어서 사람이 1분에 한번 씩 검색해 자신들이 집행한 광고가 얼마나 나오고 있는지 그 횟수를 정리해 제공한다는 이야기인가?</blockquote>
그렇다. 우리 제품이 상단에 노출되고 있다는 걸 계속 추적하는데, 이 작업을 사람에 의존하는 거다.
<blockquote>최근까지도?</blockquote>
지금까지도 많이 그러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인핸스가 하는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의 자동화다. “어떤 상품이 현재 리스트업 되어 있는지”를 자동화로 정리한다. 이걸 ‘디스플레이 에이전트’라고 우리는 부르는데, 또 “각 올라온 상품의 브랜드나 세부 내용을 분석해 결과물을 정리”하는 에이전트도 별도로 존재해서 결과물을 자동 정리해 제공하는 식이다.
<blockquote>사람이 하던 걸 에이전트가 하면 뭐가 더 낫나?</blockquote>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다. 데이터를 사람이 그렇게 수집한다는 반복적이고 지루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AI가 도와주고, 결과물까지 정리를 해 준다면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이 조금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또, 우리의 광고가 각 권역별로 경쟁사 대비 얼마나 잘 집행되는지 파악하고 경쟁사의 프로모션 상황을 추적할 수 있다면, 우리 회사의 홍보 마케팅을 어떻게 진행 할 지, 현재 상황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올리기 위한 전략을 어떻게 만들지 잘 결정할 수 있다. 그렇게 AI와 사람이 서로 협동할 수 있는 관계가 생성된다고 생각한다.
<blockquote>그런데 과거에도 특정 키워드에 따른 데이터를 자동으로 끌어오는 도구들은 있었지 않나. AI 에이전트는 뭐 얼마나 다른가? 어떤 기술이 더 들어가길래?</blockquote>
기존의 그런 작업을 통상 ‘크롤링’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크롤링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웹환경이 굉장히 다이나믹하다. 예를 들어서 어떤 날은 그 배너 광고가 들어갔다가 어느 날 없어지기도 하고 어느 날은 갑자기 팝업이 뜨기도 한다. 웹사이트 자체가 아예 바뀌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AB 테스트를 한다고 사용자마다 보여주는 화면이 다른 경우도 있다. 이런 변화에 크롤링은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 결국은 또 사람이 투입되어야 하니, 이걸 결과적으로 자동화 툴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문제는 스케일업이다. 이커머스는 굉장히 롱테일 환경을 갖고 있다. 메이저 플랫폼이 상품 대다수를 갖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 모든 상품을 다 갖고 있거나, 혹은 모든 수요를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수백, 수천개의 마이너한 플랫폼에서 소화하는 물건이 최소 20%에 달한다. 만약, 메이저에 플랫폼에만 집중한다면 그 20%에 해당하는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판매를 추적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작은 플랫폼들을 모두 사람이 직접 들어가 상황을 체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롱테일 문제를 잡기 위해서는 AI가 직접 웹페이지에 들어가서 정보를 확인하는 게 낫다. 그런 부분을 자동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인핸스가 개발한 라지액션모델(LAM)은 직접 웹페이지에 들어가서 사람처럼 상황을 인식하고, 액션을 수행해서 결과물을 얻어내도록 자동화되어 있다.
<blockquote>그런 고민은 다른 AI 회사들도 할 것 같다. 굳이 인핸스에 관심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나?</blockquote>
자동화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번의 목적을 달성할 때마다 몇 가지 스텝을 밟아야 하고 그때마다 비용이 든다.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자동화된 웹 에이전트 서비스 같은 경우, 스크린 샷 방식을 쓰든 HTML 방식을 쓰든 간에 데이터가 굉장히 크므로 한 건의 데이터를 확인하는데 0.5달러에서 0.7달러가 들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사실은 사람을 쓰는 게 비용적으로 더 나은 상황이 된다.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한 케이스인데, 인핸스는 반복적인 관업에 대해 액션 로그를 저장하고, 이후 같은 명령이 들어왔을 때 그 액션 로드를 그대로 불러와 실행하거나, 혹은 환경이 변할 때 이에 적극 대응해 액션을 새로 매핑하는 과정을 거친다. 따라서, 별도로 웹 환경의 변화가 없다는 가정에서는 LM을 호출할 필요가 없으므로 콜(데이터 호출)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실행 비용이 비약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blockquote>AI 에이전트를 만들기 위해서 협력하는 곳은 있나?</blockquote>
AWS 서비스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 컴퓨팅 파워가 많이 필요해서, AWS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인 EC2 서비스를 많이 쓴다.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 있기 땜누에, 빠르게 개발하고 솔루션을 적용할 때 적합한 서비스 프로바이더라고 생각하고 있다.
<blockquote>솔루션을 구축하면서 고민하는 게 있다면?</blockquote>
LLM이 인젝션 어택(Injection Attack, 공격자가 프로그램이 예상하지 못한 악의적인 코드를 “주입(Inject)”해서, 시스템을 속이거나 조작하는 것)에 취약하다. 악의적인 명령을 던져서 LLM이 올바른 대답을 하지 못하도록 공격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드레일(Guardrail, 시스템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미리 정해둔 안전 장치나 기준선)을 어떻게 잘 만들지가 고민이다. AWS 베드록에 가드레일 툴이 있는데, 그 툴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생각이 있다. 또, 비용절감 역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blockquote>돈은 어떻게 벌고 있나?</blockquote>
크게는 B2B(기업간 거래)와 B2B2C(다른 기업과 협력해 소비자와 거래) 모델이 있다. B2B는, 기업이 원하는 것을 SaaS 형태의 AI 에이전트를 공급하고 돈을 받는 방식이다.
B2B2C는, AI 셀러 모델이다. 언젠가는, 사람과 사람이 물건을 사고파는게 아니라 AI와 AI가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 체재가 찾아올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셀러 측면에서 AI를 통해 물건을 팔수 있도록, 완전 자동화가 가능하게 구현했다. 매출을 AI 셀러로 상당수 발생시키는 부분이 있다.
<blockquote>AI가 스스로 재고를 발주하고 판매까지 하는 건가?</blockquote>
제품에 대한 시장가나 최적의 판매가가 있지 않겠나? 등록된 상품의 최적 시장가를 찾아서 가격을 조정하고, 그런 작업을 통해 판매량을 늘리는 걸 자동화했다. 이걸 토대로 다양한 제품을 자동화해 판매하고 매출도 발생시키는 거다.
<blockquote>AI 셀러로도 매출을 내고 있나?</blockquote>
그렇다. B2B와 B2B2C 영역 모두에서 매출이 꽤 나고 있는 상황이다.
<blockquote>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blockquote>
작년에 “정말 LLM이 강력하고, AI 에이전트를 했을 때 사업기회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AI 모델링(AI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인식하여 특정한 결정을 내리거나 동작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기술)’을 조금 더 자동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blockquote>어떻게 가능한가?</blockquote>
예를 들어서, 큰 목표를 위한 어떤 명령어를 던지고, “이런 데이터는 이런 식으로 처리했으면 좋겠다”라는 기초적인 가이드라인을 줬을 때, 이에 대한 최적의 프롬프트를 생성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통해서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최적의 모델을 만드는 걸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다. 이게 되면, 각각의 기능을 하는 굉장히 많은 API(서로 다른 소프트웨어가 대화할 수 있게 하는 통로)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 다음 단계는? 이렇게 수없이 만들어진 기능을 활용하게 하는 거다.
<blockquote>구체적으로는?</blockquote>
사전화를 할 거다. 그러면, 사용자의 복합적인 명령문이 들어왔을 때, 우리가 새로 만든 모델들을 잘 이어붙여서 워크플로우를 생성할 수 있다. 이 워크플로우를 토대로 사용자의 복잡한 명령을 엔드 투 엔드로 수행할 수 있게 하겠다.
정리하자면, 첫 번째로 AI 모델을 더 빨리 만들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가 있고, 이걸 토대로 온톨로지화(Ontology, ‘개념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지식 구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복잡한 명령을 잘 인식해 수행하는 워크플로우를 생성하는 것이 인핸스의 목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lt;남혜현 기자&gt;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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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혜현 | Byline 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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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핸스는 어떻게 AI 에이전트로 매출을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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