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section><div><div><h2 id="9987">생애 첫 입원 경험담</h2><div><p><a href="https://garimoo.medium.com/?source=post_page-----1be2fde50051-----------------------------------" rel="noopener follow"><img alt="GARIMOO" src="https://miro.medium.com/fit/c/96/96/1*SYHVtZBzKmV2d85kqKKmUA@2x.jpeg" width="48" height="48"></a></p></div></div><p id="473a">조직검사를 하기 위해 입원했다. 선생님한테 조직검사 하지 않고 그냥 제거수술을 하면서 검사하면 안되는거냐고 물어봤는데, 검사 결과로 수술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고, 잘하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고 하셔서 입원 후 검사를 하기로 했다.</p></div><div><figure><p><img alt="" src="https://miro.medium.com/max/2160/1*c9_QANaDRlfuazaKQate2A.png" width="1080" height="1440" role="presentation"></p></figure><figure><p><img alt="" src="https://miro.medium.com/max/2160/1*mLicEo1fdeqE_2a0ms-jWg.png" width="1080" height="1440" role="presentation"></p></figure></div><div><p id="2d2e">입원 가능일자를 잡으려 했는데 예약이 그지같았다. 나는 검사 다음날 퇴원하면 되는 일정이라 최소 1박 2일이나 길어도 2박 3일만 있었으면 되는 간단한 입원이었다. 그런데 주말에는 검사를 안하고 입원 가능일자는 주말밖에 없어서 결국 27일에 입원해서 1일에 퇴원하는 4박 5일 일정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예상했지 개 지루한 입원생활을..</p></div><div><figure><p><img alt="" src="https://miro.medium.com/max/8064/1*6An8tS54Sjuy749oxaoymw.png" width="4032" height="2268" role="presentation"></p><figcaption>끝장나는 아산병원 입원실 뷰</figcaption></figure></div><div><p id="d36d">27일 오전 근무를 끝내고 입원수속을 밟았다. 2인실부터 보험이 된다고 해서 2인실로 잡았다. 창가쪽은 암환자 할머니분이 계셨고, 내 침대는 문쪽이었다. 셋방살이 자리라서 좁긴 했지만 뭐 나름 아늑했다. 창가였으면 진짜 좋았을텐데. 병실 뷰가 정말 너무 좋았다. 놀러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고, 병실이 아니라 약간 호텔 스위트룸같은 그런 느낌?</p></div><div><p id="fcf8">입원 둘째 날부터 병원밥을 먹었는데, 솔직히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밥을 꾹꾹 눌러서 한가득 줘서 밥은 항상 남기긴 했는데, 보온용 카트(?) 에 담아서 매번 가져다 주셔서, 식지도 않고 괜찮았다. 이 날은 하루종일 스토브리그만 봤었다. 아니 스토브리그 보니까 야구 너무 보고싶어. 언제 개막이냐 개막 왜케 안해? 야구 끝난지가 언젠데!!!</p></div><div><p id="13ca">셋째 날부터 이제 슬슬 버티기 힘들었다. 밥도 맛없는거같고.. 앉아있기도 지겹고 그렇다고 병원 안에서 어디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너므 힘들었다. 옆 침대 할머니 환자분의 따님이 병실에 계속 계셨는데, 하루 종일 짜증조로 얘기하는걸 듣는게 너무 힘들었다. 목소리와 말투에 짜증이 가득 차있는데, 그걸 몇일동안 바로 옆에서 계속 들으니까 너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받았다. 흑흑. 스토브리그도 다 보고 중간중간 프렌즈 보다가 브나나 보다가 책 읽다가 그랬다.</p><figure><div role="button" tabindex="0"><p><img alt="" src="https://miro.medium.com/max/1400/1*4NnxWyz9clyK9BYtkpw6mA.png" width="700" height="934" role="presentation"></p></div><figcaption>그나마 위안이 되어준 앤티앤스 프레첼 짱</figcaption></figure></div><div><p id="329b">드디어 월요일이 됐고 검사 준비를 했다! 요즘은 주사 바늘을 여러번 꽂지 않고 한번 요런걸 달아놓고, 여기로 여러가지 액체들을 넣는가 보다. 간호사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이건 테가덤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저 사람 표시는 뭔지 잘 모르겠는데 귀여워서 찍어봤다. 암튼 이거로 수액을 맞았다! 간호사분이 아프다고 했는데 그냥 참을만 했다.</p><p id="0818">오후에 검사가 잡혀 아침을 먹고 금식을 했다. 곧이어 담당 교수님도 회진 도시고, 중간에 폐 검사 담당(?) 간호사분이 오셔서 조직검사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도 해주셨다. 그리고 다른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검사에 대한 동의를 패드로 받고, 검사할 부위에 펜으로 체크해주셨다. 원래는 왼쪽 옆구리였는데, 가슴 한가운데로 바껴서 다시 지우고 체크하고 동의했다.</p><p id="fcf6">폐 조직검사 특성상 기흉이 발생할 확률이 10%라고, 그래서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했다. 숨 쉬지 말라고 할 때 숨 쉬지 말고, 숨 쉬라고 할 때 잘 쉬고 이걸 잘 들어야지 부작용이 없다고. 기흉 발생자의 10%는 폐에 관을 삽입해서 치료해야 한다고 하니, 사실 조금 무서웠다. 10%가 작은 숫자도 아니고.</p><p id="03b3">한시 반쯤 되니까 간호사분이 오셔서 마취주사를 놓아주셨다. 몇년 전부터 소염진통제에 알레르기가 생겨 진통제를 맞을 수 있는지 무서웠는데, 이건 소염진통제가 아닌 마취성 진통제라서 괜찮다고 하셨다. 암튼 엉덩이에 주사 맞았는데, 이것도 아프다고 하셨는데 별로 아프지는 않았다.</p><p id="afa6">두시쯤 되니 직원분이 이동용 침대를 가지고 나를 데리러 오셨다. 진통제를 맞아서 그런지 걸으니 어지러웠다. 나는 진짜 환자처럼 침대에 누워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검사실 앞으로 옮겨졌다. 대기하는데 안에서 다른 사람이 검사하는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왠지 모르게 하나도 안아플것 같고 나는 다 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막 용기가 생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마취성 진통제의 효능인것 같기도 하다.</p><p id="a008">들어가서는 씨티 기계 위에 누워서 국소마취제를 맞았다. 이거 맞을때도 아프다고 하는데 솔직히 별로 아프지도 않았다. 내가 하는 조직검사가 폐 안에 있는 종양의 조직을 떼어나서 검사하는 거니까, 종양을 제대로 찔렀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한것 같았다.</p><figure><div role="button" tabindex="0"><p><img alt="" src="https://miro.medium.com/max/1400/0*Pkc0tEZsM5UW-S4u" width="700" height="435" role="presentation"></p></div></figure><p id="2aab">이렇게 누워가지고, 한번 씨티 찍고 가슴에다가 뭐 표시하고, 다시 씨티 찍고 바늘을 피부 표면까지 꽂고, 한번 더 씨티 찍고 나서 폐까지 푹 찔러서 종양을 우두둑 떼어냈다. 마취가 폐 안까지 되진 않으니 종양을 떼어낼 때 많이 아프다고 했는데.. 그것도 별로 아프진 않고 참을만 했다. 한 세번정도 우두둑 떼어낸 것 같다.</p><p id="1c24"><code>숨 들이마시세요 -&gt; 숨 참으세요-&gt; 바늘 꽂고 -&gt; 숨 쉬세요</code> 이건 그나마 쉬웠는데, 바늘이 꽂힌 상태에서는 숨이 좀 가쁘게 쉬어지고 힘들었다. <code>숨 들이마시세요 -&gt; 숨 참으세요-&gt; 종양 우두둑 -&gt; 숨 쉬세요 </code>얘가 좀 힘들었는데, 우두둑 과정이 조금 오래걸려 나도 모르게 숨을 쉬게 될까봐 무서웠다. 아무튼 말을 잘 들었고, 이 모든 과정은 한 30분정도 걸렸던 것 같다.</p><p id="bad5">검사가 끝난 다음에는 고대로 옆에 있는 이동용 침대로 굴러서 넘어갔고, 엎어진 상태로 병실에 도착해서 엄마가 좀 놀라셨다. 기어서 병실의 내 침대로 이동했고, 그 상태로 두시간동안 가만히 있는게 좀 고역이었다. 움직이면 기흉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해서 최대한 가만히 있을라고 했는데 목이 너무 아팠다. 두시간 있다가 휠체어로 직원분이 날 데리러 오셨다. 누가 밀어주는 휠체어에 앉아서 엑스레이를 찍으러 갔고, 엑스레이 찍고 다시 휠체어 타고 올라왔다. 나 넘 건강맨인데, 환자복 입고 수액 달고 휠체어 타고 이동하니까 왠지 아파보이는 척을 해야 될 것 같았다.</p><p id="a281">아무튼 그렇게 검사를 마치고, 그 다음날 아침에 다시 휠체어에 타고 엑스레이 한번 더 찍고 교수님 회진 한번 보고 퇴원했다. 나름 입원생활 즐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 역시 남이랑 같은 방 쓰면서 몇일동안 붙어있는게 제일 힘들었다. 2인실도 힘들었는데, 진짜 4인실 이상 병실에서 생활하는건 너무 고역일 것 같다. 코로나때문에 계속 마스크 쓰고 있는 것도 힘들었고, 면회 불가에 보호자는 지정 한명밖에 안되니까 친구들도 못오고 너무 속상하고 심심하고 지루하고 지겹고 그랬다 흑흑.</p></div><div><p id="2e6c">입원한 동안 책을 세권이나 읽었다. 밀란 쿤데라의 농담, 민음사의 인문잡지 한편의 3권인 환상, 사둔지 엄청 오래 됐던 두꺼운 책인 에코페미니즘까지. 에코페미니즘은 진짜 수면제 용도로 읽었다. 유익하긴 한데 재미가 없더라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었을 때도 느꼈지만 밀란 쿤데라의 책을 읽을 때 체코의 역사를 내가 좀 알고 있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밀란 쿤데라 책의 해설집? 같은 책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걸 한번 읽어볼 생각이다. 인문잡지 한편은 늘 그렇듯 재밌고 술술 읽혔다. 입원하니까 어쩔 수 없이 시간이 생겨서 평소에 미루던 책을 일게 되는 것 하나는 좋았다.</p></div></section><div><p id="cdbb">오늘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러 갔다 왔는데, 예상대로 암은 아니고 고립성 폐결절이라고 한다. 근데 놔두면 암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수술은 해야 하고, 일단 다다음주에 흉부외과 외래 가서 설명을 듣기로 했다. 아 병원 가기 싫다~ 수술 전에 운동 잔뜩 해놔야지.</p></div></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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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입원 경험담
조직검사를 하기 위해 입원했다. 선생님한테 조직검사 하지 않고 그냥 제거수술을 하면서 검사하면 안되는거냐고 물어봤는데, 검사 결과로 수술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고, 잘하면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고 하셔서 입원 후 검사를 하기로 했다.
입원 가능일자를 잡으려 했는데 예약이 그지같았다. 나는 검사 다음날 퇴원하면 되는 일정이라 최소 1박 2일이나 길어도 2박 3일만 있었으면 되는 간단한 입원이었다. 그런데 주말에는 검사를 안하고 입원 가능일자는 주말밖에 없어서 결국 27일에 입원해서 1일에 퇴원하는 4박 5일 일정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부터 예상했지 개 지루한 입원생활을..
27일 오전 근무를 끝내고 입원수속을 밟았다. 2인실부터 보험이 된다고 해서 2인실로 잡았다. 창가쪽은 암환자 할머니분이 계셨고, 내 침대는 문쪽이었다. 셋방살이 자리라서 좁긴 했지만 뭐 나름 아늑했다. 창가였으면 진짜 좋았을텐데. 병실 뷰가 정말 너무 좋았다. 놀러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고, 병실이 아니라 약간 호텔 스위트룸같은 그런 느낌?
입원 둘째 날부터 병원밥을 먹었는데, 솔직히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밥을 꾹꾹 눌러서 한가득 줘서 밥은 항상 남기긴 했는데, 보온용 카트(?) 에 담아서 매번 가져다 주셔서, 식지도 않고 괜찮았다. 이 날은 하루종일 스토브리그만 봤었다. 아니 스토브리그 보니까 야구 너무 보고싶어. 언제 개막이냐 개막 왜케 안해? 야구 끝난지가 언젠데!!!
셋째 날부터 이제 슬슬 버티기 힘들었다. 밥도 맛없는거같고.. 앉아있기도 지겹고 그렇다고 병원 안에서 어디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너므 힘들었다. 옆 침대 할머니 환자분의 따님이 병실에 계속 계셨는데, 하루 종일 짜증조로 얘기하는걸 듣는게 너무 힘들었다. 목소리와 말투에 짜증이 가득 차있는데, 그걸 몇일동안 바로 옆에서 계속 들으니까 너무 예민해지고 스트레스받았다. 흑흑. 스토브리그도 다 보고 중간중간 프렌즈 보다가 브나나 보다가 책 읽다가 그랬다.
드디어 월요일이 됐고 검사 준비를 했다! 요즘은 주사 바늘을 여러번 꽂지 않고 한번 요런걸 달아놓고, 여기로 여러가지 액체들을 넣는가 보다. 간호사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이건 테가덤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저 사람 표시는 뭔지 잘 모르겠는데 귀여워서 찍어봤다. 암튼 이거로 수액을 맞았다! 간호사분이 아프다고 했는데 그냥 참을만 했다.
오후에 검사가 잡혀 아침을 먹고 금식을 했다. 곧이어 담당 교수님도 회진 도시고, 중간에 폐 검사 담당(?) 간호사분이 오셔서 조직검사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도 해주셨다. 그리고 다른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검사에 대한 동의를 패드로 받고, 검사할 부위에 펜으로 체크해주셨다. 원래는 왼쪽 옆구리였는데, 가슴 한가운데로 바껴서 다시 지우고 체크하고 동의했다.
폐 조직검사 특성상 기흉이 발생할 확률이 10%라고, 그래서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했다. 숨 쉬지 말라고 할 때 숨 쉬지 말고, 숨 쉬라고 할 때 잘 쉬고 이걸 잘 들어야지 부작용이 없다고. 기흉 발생자의 10%는 폐에 관을 삽입해서 치료해야 한다고 하니, 사실 조금 무서웠다. 10%가 작은 숫자도 아니고.
한시 반쯤 되니까 간호사분이 오셔서 마취주사를 놓아주셨다. 몇년 전부터 소염진통제에 알레르기가 생겨 진통제를 맞을 수 있는지 무서웠는데, 이건 소염진통제가 아닌 마취성 진통제라서 괜찮다고 하셨다. 암튼 엉덩이에 주사 맞았는데, 이것도 아프다고 하셨는데 별로 아프지는 않았다.
두시쯤 되니 직원분이 이동용 침대를 가지고 나를 데리러 오셨다. 진통제를 맞아서 그런지 걸으니 어지러웠다. 나는 진짜 환자처럼 침대에 누워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검사실 앞으로 옮겨졌다. 대기하는데 안에서 다른 사람이 검사하는 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왠지 모르게 하나도 안아플것 같고 나는 다 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막 용기가 생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마취성 진통제의 효능인것 같기도 하다.
들어가서는 씨티 기계 위에 누워서 국소마취제를 맞았다. 이거 맞을때도 아프다고 하는데 솔직히 별로 아프지도 않았다. 내가 하는 조직검사가 폐 안에 있는 종양의 조직을 떼어나서 검사하는 거니까, 종양을 제대로 찔렀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한것 같았다.
이렇게 누워가지고, 한번 씨티 찍고 가슴에다가 뭐 표시하고, 다시 씨티 찍고 바늘을 피부 표면까지 꽂고, 한번 더 씨티 찍고 나서 폐까지 푹 찔러서 종양을 우두둑 떼어냈다. 마취가 폐 안까지 되진 않으니 종양을 떼어낼 때 많이 아프다고 했는데.. 그것도 별로 아프진 않고 참을만 했다. 한 세번정도 우두둑 떼어낸 것 같다.
숨 들이마시세요 -> 숨 참으세요-> 바늘 꽂고 -> 숨 쉬세요 이건 그나마 쉬웠는데, 바늘이 꽂힌 상태에서는 숨이 좀 가쁘게 쉬어지고 힘들었다. 숨 들이마시세요 -> 숨 참으세요-> 종양 우두둑 -> 숨 쉬세요 얘가 좀 힘들었는데, 우두둑 과정이 조금 오래걸려 나도 모르게 숨을 쉬게 될까봐 무서웠다. 아무튼 말을 잘 들었고, 이 모든 과정은 한 30분정도 걸렸던 것 같다.
검사가 끝난 다음에는 고대로 옆에 있는 이동용 침대로 굴러서 넘어갔고, 엎어진 상태로 병실에 도착해서 엄마가 좀 놀라셨다. 기어서 병실의 내 침대로 이동했고, 그 상태로 두시간동안 가만히 있는게 좀 고역이었다. 움직이면 기흉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해서 최대한 가만히 있을라고 했는데 목이 너무 아팠다. 두시간 있다가 휠체어로 직원분이 날 데리러 오셨다. 누가 밀어주는 휠체어에 앉아서 엑스레이를 찍으러 갔고, 엑스레이 찍고 다시 휠체어 타고 올라왔다. 나 넘 건강맨인데, 환자복 입고 수액 달고 휠체어 타고 이동하니까 왠지 아파보이는 척을 해야 될 것 같았다.
아무튼 그렇게 검사를 마치고, 그 다음날 아침에 다시 휠체어에 타고 엑스레이 한번 더 찍고 교수님 회진 한번 보고 퇴원했다. 나름 입원생활 즐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는데, 역시 남이랑 같은 방 쓰면서 몇일동안 붙어있는게 제일 힘들었다. 2인실도 힘들었는데, 진짜 4인실 이상 병실에서 생활하는건 너무 고역일 것 같다. 코로나때문에 계속 마스크 쓰고 있는 것도 힘들었고, 면회 불가에 보호자는 지정 한명밖에 안되니까 친구들도 못오고 너무 속상하고 심심하고 지루하고 지겹고 그랬다 흑흑.
입원한 동안 책을 세권이나 읽었다. 밀란 쿤데라의 농담, 민음사의 인문잡지 한편의 3권인 환상, 사둔지 엄청 오래 됐던 두꺼운 책인 에코페미니즘까지. 에코페미니즘은 진짜 수면제 용도로 읽었다. 유익하긴 한데 재미가 없더라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었을 때도 느꼈지만 밀란 쿤데라의 책을 읽을 때 체코의 역사를 내가 좀 알고 있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밀란 쿤데라 책의 해설집? 같은 책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걸 한번 읽어볼 생각이다. 인문잡지 한편은 늘 그렇듯 재밌고 술술 읽혔다. 입원하니까 어쩔 수 없이 시간이 생겨서 평소에 미루던 책을 일게 되는 것 하나는 좋았다.
오늘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러 갔다 왔는데, 예상대로 암은 아니고 고립성 폐결절이라고 한다. 근데 놔두면 암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수술은 해야 하고, 일단 다다음주에 흉부외과 외래 가서 설명을 듣기로 했다. 아 병원 가기 싫다~ 수술 전에 운동 잔뜩 해놔야지.
There’s Something In My Lungs (2) was originally published in How Was Your Day on Medium, where people are continuing the conversation by highlighting and responding to this story.

There’s Something In My Lung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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