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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ckquote>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nbsp;스타트업을&nbsp;리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blockquote>
어떤 광어를 만나더라도, 최상의 맛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방법은 있다. 모든 광어를 고르게 맛있게 키우면 된다. 다만, 현실에선 그렇게 양식하긴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육고기에 비해 크기가 작은 물고기를 개체별로 하나하나 관리해 키우긴 어렵다. 또, 그렇게 만든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비싸게 팔 수 있는 유통 구조도 마련돼야 한다.
타이드풀은 두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다. 고루 맛있는 물고기를 키우는 데는 AI 기술을, 맛있는 물고기를 시장에 제값주고 파는 데는 유통 구조 개선이라는 카드를 들고서다.
축산업에도 AI 기술을 도입하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일차산업에서 기술을 토착화 시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양식에서의 AI 기술 도입은 더더욱 낯설다. 이 일을 타이드풀은 어떻게 해결해나가겠다는 것일까?
서울 성수동 퓨처플레이에서 이준호 타이드풀 대표와 만났다. 퓨처플레이는 타이드풀의 비전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판단, 투자했다. 이준호 대표는 “과일이나 육고기나 양계류는 자연산과 사람이 키운 양식 중 무엇이 더 맛있나? 그런데 왜 수산물만 양식이 더 맛없을 거라고 생각하나? 수산물도 양식이 더 맛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nbsp; 맛있는 물고기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해 양식 환경을 잘 통제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단 이야기다.
이준호 대표와 나눈 대화 중 이 대표가 한 말을 주요 주제의 흐름에 따라 편집해 정리했다. 인터뷰 말미에, 맛있는 광어를 고르는 꿀팁이 있다. 마지막까지 읽은 이만 얻을 수 있는 정보다.
<figure id="attachment_9004111222556165"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9004111222556165"><img decoding="async" src="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5/02/tiedpool-003.jpeg" alt="" width="1000" height="750" sizes="(max-width: 1000px) 100vw, 1000px" data-srcset="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5/02/tiedpool-003.jpeg 1000w, 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5/02/tiedpool-003-510x382.jpeg 510w, 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5/02/tiedpool-003-610x458.jpeg 610w, 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5/02/tiedpool-003-600x450.jpeg 600w"><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9004111222556165">이준호 타이드풀 대표. 사업하는데 다른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굳은 결의로, 매우 짧은 머리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figcaption></figure>
<blockquote>지금은 뭐가 문젠데?</blockquote>
스마트 양식이 생각 만큼 스마트 하지 않다. 양식장에서 사람이 손으로 물고기 밥을 주던 것을 기계가 시간되면 자동 배식하도록 한 것, 이게 지금의 스마트 양식이다. 지금은 AI가 세상을 집어 삼키고 있는 21세기. 자동화나 기계화를 놓고 스마트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해 보인다.
<blockquote>스마트 양식의 초석</blockquote>
데이터를 쌓고, 이에 근거해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되려면 필수적으로 양식의 기업화가 되어야 한다. 결국에 양식장이라는 것도 하나의 공장(factory) 아닌가? 팩토리의 개념에서 의사결정을 최적화할 수 있는 데이터 포인트를 만들어내고, 이를 전략적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 기업화의 기반이다.
<blockquote>AI 기술이 양식에 왜 필요한가</blockquote>
물고기를 소 키우듯 한 마리 한 마리 보살필 수 있나? 크기가 작은 물고기를 소 키우듯 하기는 불가능하다. 통상 물고기를 양식할 때는 크기 별로 수조를 옮겨가면서 키운다. 알에서 부화하고 치어에서 성어로 자라면서 이들 유기체의 총량(바이오매스)은 증가하게 마련. 물고기가 크면 계속 수조를 늘리고 분류하는 방식으로 키운다. 문제는, 수조에 처음 들어가는 알의 개수는 파악할 수 있어도, 이들 물고기가 각자 얼마나 컸는지 판별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blockquote>물고기가 얼마나 컸는지, 그건 어떻게 알까</blockquote>
수조 안에 카메라를 설치한다. 그 앞을 지나다니는 물고기 형체의 포인트를 잡아내 3D 모델링(가상공간에 현실의 물체를 입체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한 후, 부피를 추정한다. 그리고 실제 이 물고기가 현실에서는 얼마 정도의 중량을 가지고 있는지, 데이터를 비교해 정확도를 높인다.
이 계산이 보다 구체적이 되다 보면, 물고기 한 마리가 총 몇 그램 정도 되느냐를 넘어서, 먹을 수 있는 가식 부위의 중량을 예측할 수도 있다. 가식 부위 중량 예측은 타이드풀의 기술 개발 아젠다 중 하나다. 또, 지금 이 수조 안에 수십, 수백, 수천 마리의 물고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들의 바이오매스(여기서는 유기체의 총량을 뜻함)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게 되는 것 역시, 한 마리의 무게를 알아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blockquote>계측을 하면 어떤 이득이 있나</blockquote>
잘 키우는 것과 잘 파는 것, 두 가지 측면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첫번째, 바이오매스 통제에 AI를 통한 계측이 중요하다. 무슨 말이냐면, 한 수조 안의 물고기의 중량 편차가 너무 크게 나지 않도록 사료를 통제할 수 있다. 한 수조 안의 물고기 덩치들이 모두 너무 다르면 잘 못 키우고 있다는 방증이다.
AI를 통해 가장 큰 물고기와 작은 물고기, 즉, 최대값과 최소값을 알아야 하고 그 안에서 중량 그래프를 제대로 그리면서 물고기들이 잘 크고 있는지를 판단한 후 그에 맞춰 사료를 준다면, 대체로 사료를 못 먹는 물고기가 적게, 즉 고르게 살이 오르도록 키울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까지 오려면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결과를 얻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걸 제대로 하는 일이 어렵다.
또 하나, 파는 이의 관점에서다. 수산물 가공센터에서는 ‘수율’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같은 중량을 사더라도, 이게 얼마만큼 먹을 수 있는 건지, 수율이 잘 나온 걸 사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통해 예측을 하게 되면 수율을 알려주는 것도 가능하다.
<blockquote>크면 클수록 맛있는 것, 아니었나</blockquote>
수산물에 대한 일률적 선입견이다. 실제로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확인하고 싶다. 타이드풀이 유통과 소매도 겸하고 있는데, 이때 맛있는 수산물에 대한 데이터를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다. 또, 스마트양식이 지향하는 바 중 하나가 외부 환경 요소를 차단하고, 양식장을 하나의 생태계로 만들어 키우는 것이다.
지금은 일반적인 양식 시스템이 바닷물을 끌어와 계속 환수를 하면서 키운다. 그러나 이것도 옛날 방식이다. 앞으로 가고자 하는 바는 ‘폐쇄순환 여과’다. 물을 계속 수처리하면서, 더럽혀진 만큼 깨끗하게 여과해 그 물로 계속 키우는 거다. 한 번 끌어온 물을 증발량 만큼만 채우면서, 그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생태계를 만든다.
<blockquote>자연산이 맛있는 것, 아니었나</blockquote>
이렇게 되면 바다가 덜 더러워진다. 그리고, 1년 내내 가장 맛있는 상태로 물고기를 계속 키워낼 수 있다. 우리가 왜 제철 어종을 찾나. 그 개념을 따져 들어가다 보면 수온과 수질을 만난다. 생장 주기, 산란 주기에 맞춰 특정 시즌에 더 맛있는 어종 개념이 생겨났다. 겨울에 방어를 많이 먹는 이유다. 그런데, 수처리 스마트 양식을 통해 방어를 키우면 봄 여름 가을 겨울 필요 없이 모두 겨울 방어처럼 맛있게 출하할 수 있다.
잘 생각해보면, 과일이나 육고기나 양계류는 자연산과 사람이 키운 양식 중 무엇이 더 맛있나? 그런데 왜 수산물만 양식이 더 맛없을 거라고 생각하나? 수산물도 양식이 더 맛있을 수 있다. 감히, 대중들의 선입견에 도전하려고 한다.
<figure id="attachment_9004111222556164"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9004111222556164"><img decoding="async" src="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5/02/tiedpool-002.jpeg" alt="" width="1000" height="667" sizes="(max-width: 1000px) 100vw, 1000px" data-srcset="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5/02/tiedpool-002.jpeg 1000w, 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5/02/tiedpool-002-325x216.jpeg 325w, 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5/02/tiedpool-002-610x407.jpeg 610w, https://byline.network/wp-content/uploads/2025/02/tiedpool-002-600x400.jpeg 600w"><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9004111222556164">노량진 가공센터에서 투뿔광어 가공작업 첫 프로세스로 자체개발한 AI 스캐너를 통해 원물 3D 스캔하여 형질을 측정/기록하는 모습. 사진제공=타이드풀</figcaption></figure>
정리하자면, 양식도 기업화해서 규모를 키우고, 인프라를 갖춘 후, 물고기를 키우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AI를 통해 분석해 가장 맛있는 상태로 양식할 수 있도록 기술을 보급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준호 대표의 말처럼 양식의 기업화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당장 모든 어종의 양식을 그렇게 . 할순 없다. 영세 양식업자 보호를 위해서 국내법은 현재 참다랑어(참치)나 연어 등의 고급어종에 대해서만 대기업의 양식업 진출을 허용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에선 7000억원 규모의 연어 시장이 형성됐는데 이들 연어는 대부분 노르웨이 등에서 전량 수입한다.
<blockquote>우선은 대서양 연어</blockquote>
따라서 타이드풀은 국내에서 수입이 많은 대서양 연어의 양식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전량 수입해오던 어종을 국내에서 길러 판매해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꽤 큰 시장이 생긴다. 이미 일부 국내 대기업이 대서양 연어의 양식에 관심을 갖고 대규모 양식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이런 곳들은 처음부터 양식장을 대규모, 기업화할 수 있는데, 특히 환경을 통제해서 물고기를 기를 수 있는 육상양식에 도전하기 좋다. 바다의 수온이 올라물고기 폐사율이 올라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장기적인 방향에서 육상양식의 중요성은 더더욱 강조될 것이다.
말 나온 김에, 육상양식의 강점을 더 강조하자면, 물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소비 계층을 타깃, 고기를 살려서 이동시켜야 하는데 지방에서 활어 상태로 서울까지 유통하는 것이 비효율적일 수 있다. 육상양식으로 지리적 요건을 해결할 수 있다면, 같은 바닷가라도 수도권에서 훨씬 가까운 바닷가에서 양식이 가능하다.
<blockquote>어디와 시너지 낼 수 있나</blockquote>
타이드풀이 제공하는 솔루션은 물고기가 잘 자라도록 하는 ‘전주기 시스템’이다. 그 앞단에서 인공으로 부화시켜 치어를 만드는 육종 기술은 타이드풀이 하는 섹터는 아니다. 다만, 육종이 해결되는 어종을그 뒷단에서 잘 자라도록 하는 기술은 타이드풀이 제공할 수 있다. 최근에는 고등어 부화 기술, 산란 기술 업체가 고등어 완전 양식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 회사들이 앞단 문제를 해결해주면, 타이드풀이 뒷단에서 성장과 유통을 새결해줄 수 있다. 그런 회사들과 만나면 시너지가 나지 않겠나
<blockquote>그럼 광어는?</blockquote>
광어 양식업에도 물론 스마트양식 기술을 공급하려 한다. 다만, 그 전에 앞서 현재의 양식 생태계 종사자들과 신뢰 관계를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시작한 것, 수산물 유통과 소매업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 ‘투뿔 광어’라는 브랜드다.
생산자는 열심히 키워 비싸게 팔고 싶다. 그런데 유통업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고 싶지 않나. 이런 구조에서는 더 맛있는 먹거리에 대한 도전이 일어날 수 없다. 생산자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라도 더 좋은 품질의 고기를 키워내고 싶어 하지만, 그래봤자 유통에서 인정해주지 않으면 괜히 헛 시간과 노력을 쓰는 게 되기 때문이다.
이 구조를 풀어내고 싶었다. 그래야 스마트양식을 통해 더 맛있는 물고기를 키우려는 생산자의 노력이 생겨날테고, 그래야 타이드풀이 생각하는 스마트양식의 미래도 빨리 올 수 있을테니까. 프리미엄으로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한데, 그걸 타이드풀이 풀어주겠다고 나섰다. 기존의 수산물 유통망이 하는 방식에 플러스 알파를 더해 만든 브랜드가, ‘투뿔광어’다. 좋은 등급의 수산물을 좋은 가격으로 유통할 수 있는 소비시장을 먼저 만들어내려 했고, 매출도 나고 있다.
굳이 국내에만 머무를 생각도 아니다. 국내에서 쌓은 레퍼런스를 가지고 대서양 연어 양식 기술을 가지고 북미와 유럽으로 진출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원조에서 인정 받으면, 그 기술로 동남아 시장도 석권할 수 있지 않겠나.
<blockquote>투뿔 광어의 미래</blockquote>
한우만 투뿔이 있나, 광어에도 투뿔 등급이 있다. 잘 길러지기만 한다면 자연산보다 양식이 훨씬 맛있고 퀄리티도 뛰어날 수 있다. 지금 현재로선, 기존의 수산업자들이 말하는 ‘좋은 광어’에 만족하는 광어를 투뿔 광어라고 부른다. 적절한 비만도를 유지하면서 살과 지방이 고루 많은 광어다. 양식장에서 밥을 얼마나 잘먹고 있는지도 체크하고 있다.
그리고, 가공센터 안에서도 타이드풀이 자체적으로 만든 AI 솔루션이 돌아간다. 3D 카메라를 가공 센터에 설치하게 되면, 가공 전처리 작업 전에 한 마리 한 마리 식별 코드, 일종의 ‘어류 등록증’을 만든다. 그래서 이 고기의 실제 사이즈와 길이, 체고와 체폭, 몸집, 비육도 등을 일일히 기록해 품질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이런 데이터는 앞으로 좋은 고기와 안 좋은 고기를 분류해 내는 기준이 될 터다.
<blockquote>그래서 필요하다, 개발자</blockquote>
스마트양식을 해내려면 진짜로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개발자다. 타이드풀은 현재 개발자를 뽑는다.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을 사용해 스마트양식에 필요한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일, 또 AI 모델을 현실의 사업모델에 적용하기 위해 제품화 하는 일을 해보고 싶은 분들, 채용 문이 열려 있다. 하이테크로 일차 산업을 바꿔나가는 일, 매력있지 않겠나.
<blockquote>진짜 중요한 이야기, 이준호 대표가 전하는 ‘광어’ 잘 고르는 법</blockquote>
수산시장에서 만져 볼 기회가 생긴다면, 만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졌을 때는 몸통과 지느러미가 이어지는 커팅라인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매끈하게 이어지는 광어가 맛있는 광어다. 왜냐고? 광어가 살이 빠지면 그 커팅라인이 두드러진다. 지방 빠진 광어보다야, 살집이 잘 오른 광어가 맛있을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이상, 매일 같이 회떠먹고, 끓여 먹고, 튀기고 등등 광어로 주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본 이준호 대표의 팁이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lt;남혜현 기자&gt;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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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혜현 | Byline Network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을 리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바스리] 한우만 투뿔 있나, 양식 광어도 투뿔 있다(feat.타이드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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