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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에 처음 들어가서 리눅스와 웹서버를 다루는 일을 처음 해봤습니다. 
2012년.

개발 서버가 겨우 한 대 있었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서버 이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code>sun024</code> 
아파치. CentOS 5. 메모리는 8기가였나 4기가였나.

여기에 카카오톡 서버가 올라갔습니다. 카카오 스토리 서버도. 
이모티콘 서버도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또 뭐가 있었더라? 카카오 계정 서버? 
회사 내에 있는 모든 서버가 이 한 대에 올라갔습니다.

CentOS 5에는 SNI라는 것이 기본으로 지원이 안 돼서 여러 도메인을 서빙하려면 귀찮은 짓을 좀 해야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 귀찮은 짓을 다 하고 서버가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카카오톡은 이미 성공했고, 카카오 스토리도 순식간에 천만 사용자를 넘었을 때였습니다. 
서비스별로 분리해서 서버 한 대씩 써도 될 것 같은데 이걸 아직까지 이렇게 쓰고 있네?

와, 이 사람들 너무 좋다. 
돈 아끼려는 근성이 남다른걸. 
졸라 stay hungry 하군. 너무 좋아.

<img src="https://jeho.page/assets/img/cafe_talk.png" alt="카카오 역삼 카페톡">

저는 속으로 아주 기뻤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흔치 않았습니다. 
다들 회사 돈을 별생각 없이 썼습니다. 
서버 두 대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 10대를 달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혹시 모르니까’. 
aws <code>small</code> 인스턴스로도 충분할 것 같은 서비스를 <code>2xlarge</code> 로 만들었습니다. 
이유는 ‘너무 작은 거 쓰다가 서버 죽으면 어떡해요’.

시간이 오래 흐른 뒤.. 
꼭 카카오 시절처럼 서버 비용을 아끼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뭐야, 얘는. 나보다 더 한 것 같은데?’ 
너무 좋다. 그때도 정말 기뻤습니다. 
보석을 발견한 것과 같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h2 id="여담">여담</h2>
서버들이 잔뜩 올라가 있는 그 개발 서버의 apache 설정을 고치고 restart 했다가 모든 서버가 내려간 적이 있습니다. 
“테스트도 안 하고 그냥 막 껐다 켜는 거니?” 
팀장님이 말했습니다.

사실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아파치는 Configuration 테스트를 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nginx에도 물론 있고요. 
<code>-t</code> 옵션으로 설정이 문제없는지 미리 확인한 다음 서버를 껐다 켜야 하지 않냐는 질책이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웹서버를 다루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거든요.

제가 해본 웹 경험이란.. 
대학생 때 ASP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Windows의 IIS 서버에 올려 본 것이 전부.

서버 개발 경험은 있었지만 항상 서버를 손수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깐 소켓 프로그래밍을 이용해서 <code>send</code> <code>recv</code> 로 데이터를 보내고 IOCP로 비동기 처리를 하면서 서버를 직접 만드는 일만을 해왔었습니다. 
웹서버를 통해 HTTP로 통신하는 건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nginx(웹 서버)에 puma나 unicorn(앱 서버)를 연결해서 그 위에 루비 온 레일즈(애플리케이션)를 얹는 환경은 낯선 환경이었습니다. 
이제는 익숙한 환경이 되었지만요.

<h2 id="여담-2">여담 2</h2>
그때 시간이 저녁 여덟 시쯤 됐을 겁니다. 
저녁밥을 먹고 돌아와서 였으니까. 
사실 서버를 꼈다 켜기 전 조금 불안했지만 그냥 껐다 켰던 겁니다. 
어차피 다 퇴근했을 텐데. 누가 이걸 보고 있겠어. 잘못되면 빨리 고치지 뭐. 
그런데 이게 웬걸. 
곧바로 아지트와 카톡을 통해 이팀 저팀에서 메시지들이 날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서버 꺼졌나요?” 
“갑자기 api가 안 되는데요.”

<div>이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작업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잠시 식은땀이 났지만 문제를 해결한 후 곧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이 회사는 분명히 잘될 거야. 
이런 사람들하고 일해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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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
 <li><a href="/essay/2022/01/14/tcp-http-server.html">TCP 서버와 HTTP 서버</a></li>
 <li><a href="/essay/2022/05/02/kakao-ten-years.html">완성되지 않은 회사</a></li>
 <li><a href="/essay/2022/10/16/kakaotalk-server-development.html">카카오톡 서버 개발의 추억</a></li>
</ul>

 </div>


 
</article>

 </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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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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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옵션으로 설정이 문제없는지 미리 확인한 다음 서버를 껐다 켜야 하지 않냐는 질책이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제가 해본 웹 경험이란..
서버 개발 경험은 있었지만 항상 서버를 손수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send recv 로 데이터를 보내고 IOCP로 비동기 처리를 하면서 서버를 직접 만드는 일만을 해왔었습니다.
여담 2
그때 시간이 저녁 여덟 시쯤 됐을 겁니다.
이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작업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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