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h2 id="질문의-본질">질문의 본질</h2>
<h4 id="부모와-아이">부모와 아이</h4>
<p>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어 하는 점은 아마도  "왜?"라는 질문 때문일 것이다. 이제 막 눈을 뜬 아이에게는 세상 모든 일이 신기해보일 수밖에 없는데, 세상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된 어른의 입장에서는 밑도 끝도 없는 "왜?"라는 질문에 대해 막힘없이 대답하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p>
<p>아이의 질문에 지쳐 "그냥 원래 그런 거야"라고 대답하는 부모가 있을 수도 있고, 질문에 대해 찾아보고 정답을 대답해주는 부모도 있을 수 있고, 또는 아이가 스스로 정답을 찾게끔 명확한 정답보다는 역으로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을 유도하는 부모도 있을 수 있다.</p>
<p>물론 부모가 어떠한 방식으로 대답하는지가 아이의 사고 능력과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질문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그저 정답이 궁금해서일 뿐이지 내가 올바른 질문을 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으로 명확한 답변을 유도할 수 있는가? 등과 같은 이유는 아니다.</p>
<p>질문이란 그런 것이다. 정답을 알고 싶은 강한 동기만 존재할 뿐 그 외에는 어떠한 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질문이란 물어보는 행위 자체로 상당한 의미가 있을 뿐이지, 질문을 평가하는 여러가지 기준을 세워가면서 이것은 올바른 질문, 저것은 잘못된 질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한 평가 자체가 질문을 억압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p>
<h4 id="질문의-억압">질문의 억압</h4>
<p>사회 전반적인 수준이 발달하면서 요즘 세상은 참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다.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도 "쟤는 왜 괜히 질문을 하고 그럴까?"와 같은 시선도 줄어들고 있다. 내가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만 해도 질문을 하는 학생을 "관종" 또는 "불필요한 질문으로 수업을 늦게 끝내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분명히 존재했다.</p>
<p>물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요즘에는 이러한 시선들이 줄어들고 있고, 이는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질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새로운 방식으로 질문하는 이들을 억업하고 있다. 방송인 강호동씨가 "나는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나는 이 문장에 상당히 공감하는 편이다.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는 문장 그대로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충분한 고찰 없이 특정 사상에 대해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p>
<h4 id="고찰이-없는-신념">고찰이 없는 신념</h4>
<p>인문학을 즐기고 배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종류의 무서운 신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올바른 질문"이 그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대표적으로 <a href="https://www.youtube.com/watch?v=3smc7jbUPiE">올바른 질문이란?</a> 영상의 사례와 같이 질문에 대한 강한 관념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논리가 아주 형편없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효율적인 질문과 답변을 위해서는 두 사람이 특정 개념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배경지식은 있는지 등과 같은 요소를 확인할 수 있으면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것은 맞다.</p>
<p>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러할뿐이지, 질문의 본질을 생각해본다면 그다지 올바른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질문에 있어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본질적으로 옳지 않다는 의미이다. 질문은 내가 모르는 어떠한 것에 대한 정답을 얻기 위한 행위 자체로 의미가 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필요하지 않다.</p>
<p>상당히 논리적으로 들리는 파인만 박사의 답변을 일상에 대입하여 생각해보면 그다지 훌륭한 답변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모든 물음에 대해 이런 방식으로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면, 누구든 그사람에게 질문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기자의 물음은 상당히 상식적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상식적'이란 단어를 택한 것은, 파인만이 답변을 하면서 강조한 '서로 당연하다고 인식되는 관념'을 표현하고자 한 것일뿐 별다른 의미는 없다.</p>
<p>어떠한 것에 대해, 예를 들어 자석 사이에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질문할 때 "저는 언론정보학을 전공했으며, 물리학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없는 편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석과 자석 사이에 작용하는 힘의 종류가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다만, 자석과 자석을 가까이 했을 때 어떠한 힘을 느낄 수 있고 그 힘이 어떠한 종류인지 그리고 왜 그렇게 작용하는지 궁금합니다!"와 같이 묻는 것이 옳은 방법인가?</p>
<p>인문학에 대한 이상한 신념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지만 논리적인 듯한 신념을 양성한다. 말 자체를 두고보면 틀린말은 아니지만, 오히려 맞는 말이지만, 문맥을 살펴보고 일상에 대입해보면 말도 안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올바른 질문'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올바른 질문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질문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 귀찮은 질문이 있을 뿐이다. 올바른 질문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올바른 답변이 있을 수 있을 뿐이다.</p></div></div>

PS & Algorithm

WooSeok Suh

질문의 본질
부모와 아이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어 하는 점은 아마도  "왜?"라는 질문 때문일 것이다. 이제 막 눈을 뜬 아이에게는 세상 모든 일이 신기해보일 수밖에 없는데, 세상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된 어른의 입장에서는 밑도 끝도 없는 "왜?"라는 질문에 대해 막힘없이 대답하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의 질문에 지쳐 "그냥 원래 그런 거야"라고 대답하는 부모가 있을 수도 있고, 질문에 대해 찾아보고 정답을 대답해주는 부모도 있을 수 있고, 또는 아이가 스스로 정답을 찾게끔 명확한 정답보다는 역으로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을 유도하는 부모도 있을 수 있다.
물론 부모가 어떠한 방식으로 대답하는지가 아이의 사고 능력과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질문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그저 정답이 궁금해서일 뿐이지 내가 올바른 질문을 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으로 명확한 답변을 유도할 수 있는가? 등과 같은 이유는 아니다.
질문이란 그런 것이다. 정답을 알고 싶은 강한 동기만 존재할 뿐 그 외에는 어떠한 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질문이란 물어보는 행위 자체로 상당한 의미가 있을 뿐이지, 질문을 평가하는 여러가지 기준을 세워가면서 이것은 올바른 질문, 저것은 잘못된 질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한 평가 자체가 질문을 억압하는 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의 억압
사회 전반적인 수준이 발달하면서 요즘 세상은 참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다.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도 "쟤는 왜 괜히 질문을 하고 그럴까?"와 같은 시선도 줄어들고 있다. 내가 학교에서 공부를 할 때만 해도 질문을 하는 학생을 "관종" 또는 "불필요한 질문으로 수업을 늦게 끝내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분명히 존재했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요즘에는 이러한 시선들이 줄어들고 있고, 이는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질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새로운 방식으로 질문하는 이들을 억업하고 있다. 방송인 강호동씨가 "나는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나는 이 문장에 상당히 공감하는 편이다. 이 문장이 의미하는 바는 문장 그대로 책을 "한 권"만 읽은 사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충분한 고찰 없이 특정 사상에 대해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을 지칭한다고 생각한다.
고찰이 없는 신념
인문학을 즐기고 배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종류의 무서운 신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올바른 질문"이 그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대표적으로 올바른 질문이란? 영상의 사례와 같이 질문에 대한 강한 관념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이와 같은 논리가 아주 형편없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효율적인 질문과 답변을 위해서는 두 사람이 특정 개념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배경지식은 있는지 등과 같은 요소를 확인할 수 있으면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그러할뿐이지, 질문의 본질을 생각해본다면 그다지 올바른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질문에 있어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본질적으로 옳지 않다는 의미이다. 질문은 내가 모르는 어떠한 것에 대한 정답을 얻기 위한 행위 자체로 의미가 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필요하지 않다.
상당히 논리적으로 들리는 파인만 박사의 답변을 일상에 대입하여 생각해보면 그다지 훌륭한 답변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모든 물음에 대해 이런 방식으로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면, 누구든 그사람에게 질문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기자의 물음은 상당히 상식적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상식적'이란 단어를 택한 것은, 파인만이 답변을 하면서 강조한 '서로 당연하다고 인식되는 관념'을 표현하고자 한 것일뿐 별다른 의미는 없다.
어떠한 것에 대해, 예를 들어 자석 사이에 발생하는 현상에 대해, 질문할 때 "저는 언론정보학을 전공했으며, 물리학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없는 편입니다. 뿐만 아니라, 자석과 자석 사이에 작용하는 힘의 종류가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다만, 자석과 자석을 가까이 했을 때 어떠한 힘을 느낄 수 있고 그 힘이 어떠한 종류인지 그리고 왜 그렇게 작용하는지 궁금합니다!"와 같이 묻는 것이 옳은 방법인가?
인문학에 대한 이상한 신념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지만 논리적인 듯한 신념을 양성한다. 말 자체를 두고보면 틀린말은 아니지만, 오히려 맞는 말이지만, 문맥을 살펴보고 일상에 대입해보면 말도 안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올바른 질문'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올바른 질문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질문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 귀찮은 질문이 있을 뿐이다. 올바른 질문이란 있을 수 없다. 다만, 올바른 답변이 있을 수 있을 뿐이다.

질문에 대한 일반적인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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