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p><h2 id="b8cc">배민의 일 문화 이대로 괜찮나?</h2></p><p id="55b4"><strong>네카라쿠배</strong> 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 IT서비스 분야 회사를 상위부터 줄을 세운 줄임말이다.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외에도 당근마켓,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직방, 야놀자 등이 그 뒤를 잇는다. 몰두센(몰로코, 두나무, 센드버드)처럼 새롭게 뜨는 이름도 있다.</p><p id="719b">프로그래밍으로 밥벌이를 시작한 2012년을 떠올려보면 전혀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프로그래밍 관련 직종은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기피업종이었다. 야근을 밥먹듯하는데 대우도 시원찮은 직업이었다.</p><p id="a1cf">이런 분위기였는데 2017년도부터 신입 개발자 연봉 5천만원이란 이야기가 나왔다.</p><p id="3467">블라인드 기준 연봉 2억 프로그래머가 흔해서 5천만원 별거아니라고 생각할 사람 많겠지만 통계청 발표를 기준으로 2020년 임금근로자 중위소득이 242만원임을 감안하면 연봉 5천만원(월 실수령액 355만원)은 좋은 임금이다.</p><p id="7004">그 뒤로 많은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입 프로그래머 연봉을 높여오다보니 연봉 이외에 복지도 많이 신경쓰고 있는 걸로 보인다.</p><p id="627e">2022년 4월 <strong>일하기 좋은 회사 만들기 TF 모집 </strong>공고가 사내에 올라왔을 때 우리 회사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 복지제도를 개선하려고 하나보다 생각하며 TF에 참가하게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아니었다.</p><h2 id="a699">상시화된 재택근무</h2><p id="6617">우아한형제들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한 2020년 4월부터 근무 방식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바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것이다. 2년 6개월정도 근무중인데 출근을 제대로해 본 시기가 거의 없다.</p><p id="45bf">회사에서 신규 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온보딩 프로그램도 모두 실시간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원격으로 진행되었고, 업무에 관한 이야기도 슬랙, 위키, JIRA 등의 도구를 이용해서 비동기로 진행되었다.</p><p id="ede1">이런 변화는 앞서 재택근무를 오래도록 실시한 회사가 아니라면 혼돈을 겪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도 그런 시기를 거쳤다. 그 기간도 초기에 예상한 시간보다 길어졌다고 생각한다.</p><p id="8ed3">코로나 종식과 무관하게 주 2회 재택이 기본이 되는 근무방식이 2022년 공지되었는데, 바이러스의 활약상이 엄청나서 이 마저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주 1회 출근만 유지하게 되었다.</p><h2 id="0f24">주 32시간 근무</h2><p id="3f21">우리 회사 구성원 대부분이 첫째로 꼽는 좋은 점은 월요일 1시 출근이다. 2018년부터 월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간 근무, 화요일부터 금요일은 7.5시간 근무하는 주 35시간 근무제도를 시행했다. 2018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 52시간 상한제가 시행하면서 급급히 주 40시간 근무를 점검하던 분위기를 생각하며 파격적인 제도다.</p><p id="af4e">그리고 2022년 근무시간을 더 줄여서 주 32시간 근무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 한 사람에게 주 3시간씩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제도라서 큰 변화가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닥쳐보니 변화가 컸다.</p><p id="7a9e">의사결정을 위한 회의를 잡을 시간도 줄어드는게 눈에 보였다. 같은 업무를 할당했을 때 일할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을 몇번 겪다보니 2주 단위 업무 계획을 할 때 업무 조정하는 일도 많아졌다.</p><h2 id="dcf3">우아한일문화TF</h2><p id="4ca6">이런 상황에서 모집된 TF는 <strong>우아한일문화TF</strong>란 공식 명칭을 가지고 5월 중순부터 2주에 한 번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p><p id="5a38">앞서 예상한대로 복지 확대를 고민하는 TF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아니었다. 킥오프 미팅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재택근무와 짧아진 근무 시간안에 일을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지 다각도로 논의를 이어갔다.</p><p id="d11c">모두 자발적인 지원이나 추천에 의해서 모집된 분들이 모여서 그런지 논의는 꽤나 열기를 띄었다. 그 모습을 두 눈으로만 담기 아쉬운 수준이었다.</p><p id="fb8e">보통 기획, 디자인과 접점이 있어서 사업, MD, 영업, 데이터, 법무, 교육 등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해오는지 듣기 어려웠는데 TF는 겹치는 직군없이 다양한 일을 하는 분들이 모여서 신선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p><figure></figure><h2 id="0e4a">회의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h2><p id="7e02">재택근무와 짧아진 근무시간 등을 살펴보고 지금 일하는 문화를 살펴보니 <strong>우리는 함께 연결되어 일해요</strong>라는 말로 일 문화를 압축할 수 있었다. 어떤 일을 해도 함께 연결되어 일한다는 걸 떠올리면 많은 부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정확해졌다.</p><figure><figcaption>우리는 함께 연결되어 일해요!</figcaption></figure><p id="888f">예를들면 <strong>회의에 앞서 주최자는 참석자에게 미리 논의 내용을 공유해야한다</strong> 는 실행 방법이 나왔다. 읽어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부분이 지켜지지 않으면 회의에서 논의할 내용만 말하다가 시간이 모두 가기도 한다. 그래서 후속 회의가 또 생긴다면 그것만으로 많은 시간이 낭비된다. 내 시간이 소중한 만큼 동료의 시간도 소중하다. 함께라는 가치 안에서 설명가능하다.</p><p id="3b7b">다른 예로 <strong>슬랙 메시지를 읽으면 이모지로 반응해야한다</strong>도 있다. 출근하여 대면하며 일할 때는 한 마디 말을 해도 고개의 움직임이나 대답 등 즉각적인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수단이 많다. 그런데 슬랙같은 메신저를 이용하면 읽었는지 알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반드시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전달했을 때 모두 회신을 줄 때까지 속 끓이기 쉽다.</p><h2 id="8111">일 문화를 우리가 함께 만든다는 기쁨</h2><p id="b6e9">5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10월 말까지 긴 시간 논의를 함께하면서 여러가지 좋은 점이 있었지만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일 문화를 함께 만든다는 점이다.</p><p id="d90c">대게 회사에서 이런 일을 진행하면 의견을 내기도 힘들고 방향도 정해져있다. 우아한일문화TF는 의견이 자유롭게 오갔다. 내가 경험한 조직 문화를 말할 때 거침이 없었다. 그 덕에 각자 어떤 상황에 있는지 알 수 있었고 개선 방향을 함께 고민하기도 좋았다.</p><figure><figcaption>심장이 터질 뻔한 전사발표 자리. TF 멤버 중 유일한 I였던 내가 발표자라니?! 오히려 좋아.</figcaption></figure><p id="ef06">이렇게 고민된 사항이 전사 발표를 통해서 전체 구성원에게 공유되었다. 그리고 각 구성원이 가지는 생각을 다시 모아서 함께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되었다. 이를 통해 조직과 구성원이 어떤 점을 우려하고 어떤 점을 기대하며 공감하는지 알 수 있었다.</p><figure><figcaption>(왼쪽부터) 세나, 진경, 혜진, 애린, 은나, 연희, 나영, 우태, 수홍, 경준, 나, 현식</figcaption></figure><p id="e0c0">일생 가장 행복한 TF였던 우아한일문화TF 1기. 모두모두 너무 고마웠어요!!</p></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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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라쿠배 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 IT서비스 분야 회사를 상위부터 줄을 세운 줄임말이다.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외에도 당근마켓,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직방, 야놀자 등이 그 뒤를 잇는다. 몰두센(몰로코, 두나무, 센드버드)처럼 새롭게 뜨는 이름도 있다.
프로그래밍으로 밥벌이를 시작한 2012년을 떠올려보면 전혀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프로그래밍 관련 직종은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기피업종이었다. 야근을 밥먹듯하는데 대우도 시원찮은 직업이었다.
이런 분위기였는데 2017년도부터 신입 개발자 연봉 5천만원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배달의민족', 신입개발자 모집 "연봉 5천만원 이상"
블라인드 기준 연봉 2억 프로그래머가 흔해서 5천만원 별거아니라고 생각할 사람 많겠지만 통계청 발표를 기준으로 2020년 임금근로자 중위소득이 242만원임을 감안하면 연봉 5천만원(월 실수령액 355만원)은 좋은 임금이다.
직장인 평균 월급 320만원...4명 중 1명은 150만원 안돼
그 뒤로 많은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신입 프로그래머 연봉을 높여오다보니 연봉 이외에 복지도 많이 신경쓰고 있는 걸로 보인다.
2022년 4월 일하기 좋은 회사 만들기 TF 모집 공고가 사내에 올라왔을 때 우리 회사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 복지제도를 개선하려고 하나보다 생각하며 TF에 참가하게되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아니었다.
상시화된 재택근무
우아한형제들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한 2020년 4월부터 근무 방식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바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것이다. 2년 6개월정도 근무중인데 출근을 제대로해 본 시기가 거의 없다.
회사에서 신규 입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온보딩 프로그램도 모두 실시간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원격으로 진행되었고, 업무에 관한 이야기도 슬랙, 위키, JIRA 등의 도구를 이용해서 비동기로 진행되었다.
이런 변화는 앞서 재택근무를 오래도록 실시한 회사가 아니라면 혼돈을 겪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도 그런 시기를 거쳤다. 그 기간도 초기에 예상한 시간보다 길어졌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종식과 무관하게 주 2회 재택이 기본이 되는 근무방식이 2022년 공지되었는데, 바이러스의 활약상이 엄청나서 이 마저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주 1회 출근만 유지하게 되었다.
주 32시간 근무
우리 회사 구성원 대부분이 첫째로 꼽는 좋은 점은 월요일 1시 출근이다. 2018년부터 월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간 근무, 화요일부터 금요일은 7.5시간 근무하는 주 35시간 근무제도를 시행했다. 2018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 52시간 상한제가 시행하면서 급급히 주 40시간 근무를 점검하던 분위기를 생각하며 파격적인 제도다.
주 35시간 근무 '우아한형제들', 삶이 더 우아해졌나요?
그리고 2022년 근무시간을 더 줄여서 주 32시간 근무제도를 시행하게 되었다. 한 사람에게 주 3시간씩 근무 시간이 줄어드는 제도라서 큰 변화가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닥쳐보니 변화가 컸다.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를 잡을 시간도 줄어드는게 눈에 보였다. 같은 업무를 할당했을 때 일할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을 몇번 겪다보니 2주 단위 업무 계획을 할 때 업무 조정하는 일도 많아졌다.
우아한일문화TF
이런 상황에서 모집된 TF는 우아한일문화TF란 공식 명칭을 가지고 5월 중순부터 2주에 한 번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앞서 예상한대로 복지 확대를 고민하는 TF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아니었다. 킥오프 미팅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재택근무와 짧아진 근무 시간안에 일을 더 잘하기 위한 방법이 무엇일지 다각도로 논의를 이어갔다.
모두 자발적인 지원이나 추천에 의해서 모집된 분들이 모여서 그런지 논의는 꽤나 열기를 띄었다. 그 모습을 두 눈으로만 담기 아쉬운 수준이었다.
보통 기획, 디자인과 접점이 있어서 사업, MD, 영업, 데이터, 법무, 교육 등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해오는지 듣기 어려웠는데 TF는 겹치는 직군없이 다양한 일을 하는 분들이 모여서 신선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회의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
재택근무와 짧아진 근무시간 등을 살펴보고 지금 일하는 문화를 살펴보니 우리는 함께 연결되어 일해요라는 말로 일 문화를 압축할 수 있었다. 어떤 일을 해도 함께 연결되어 일한다는 걸 떠올리면 많은 부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정확해졌다.
예를들면 회의에 앞서 주최자는 참석자에게 미리 논의 내용을 공유해야한다 는 실행 방법이 나왔다. 읽어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부분이 지켜지지 않으면 회의에서 논의할 내용만 말하다가 시간이 모두 가기도 한다. 그래서 후속 회의가 또 생긴다면 그것만으로 많은 시간이 낭비된다. 내 시간이 소중한 만큼 동료의 시간도 소중하다. 함께라는 가치 안에서 설명가능하다.
다른 예로 슬랙 메시지를 읽으면 이모지로 반응해야한다도 있다. 출근하여 대면하며 일할 때는 한 마디 말을 해도 고개의 움직임이나 대답 등 즉각적인 반응을 살필 수 있는 수단이 많다. 그런데 슬랙같은 메신저를 이용하면 읽었는지 알기 어렵다. 이런 환경에서 반드시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전달했을 때 모두 회신을 줄 때까지 속 끓이기 쉽다.
일 문화를 우리가 함께 만든다는 기쁨
5월 중순부터 시작해서 10월 말까지 긴 시간 논의를 함께하면서 여러가지 좋은 점이 있었지만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일 문화를 함께 만든다는 점이다.
대게 회사에서 이런 일을 진행하면 의견을 내기도 힘들고 방향도 정해져있다. 우아한일문화TF는 의견이 자유롭게 오갔다. 내가 경험한 조직 문화를 말할 때 거침이 없었다. 그 덕에 각자 어떤 상황에 있는지 알 수 있었고 개선 방향을 함께 고민하기도 좋았다.
이렇게 고민된 사항이 전사 발표를 통해서 전체 구성원에게 공유되었다. 그리고 각 구성원이 가지는 생각을 다시 모아서 함께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되었다. 이를 통해 조직과 구성원이 어떤 점을 우려하고 어떤 점을 기대하며 공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일생 가장 행복한 TF였던 우아한일문화TF 1기. 모두모두 너무 고마웠어요!!

배민의 일 문화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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