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
    

<blockquote>
<p>수필집<br>
by 피천득, 1996</p>
</blockquote>

<p>이 책은 <a href="https://www.youtube.com/channel/UChb4gtsgSdwMDktdLukfrfw">김진짜</a>가 사석에 자주 언급한 책이라 구매했다.<br>
주변에 다독하는 지인이 별로 없는 탓에,<br>
책을 많이 읽어온 진짜형(나보다 1살 많음)이 자주 언급하거나 추천하는 책은 가급적 읽어보고자 한다.<br>
유튜브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똑똑하고 메타 인지가 높고, 사람 냄새가 나는 형이다.</p>

<p>이 책도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이었다.<br>
책을 읽는 내내, 우리 가족이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살았던 10평도 안되는 단칸방과 그 집 향기를 떠올리며 읽었는데,<br>
이 리뷰를 쓰기 위해 책을 다시 살펴보니, 1996년에 쓰여진 책이어서 신기했다.</p>

<p>1997년은 우리 가족의 가장 큰 비극이 있었던 해라서,<br>
그 집의 향기는 아련하고 서글픈 향인데, 이 책에서 나는 사람 냄새도 아련하고 조금은 서글펐다.</p>

<p>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br>
태어난지 50일 된 내 딸을 사랑하는 내 마음과 잘 어울러져,<br>
딸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아빠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p>

<p>가볍지만 차분하게 읽히는, 아련하고 따뜻한 책이었다.</p>



<p><img src="http://integerous.github.io/images/review/connection.jpeg" width="300"></p>



<h2 id="밑줄-친-문장들">밑줄 친 문장들</h2>

<ol>
<li>내게 효과가 있는 다만 하나의 강장제는 다스한 햇볕이요, ‘토닉’이 되는 것은 흙냄새다. (p.21)</li>
<li>남의 파트가 연주되는 동안 기다리고 있는 것도 무음(無音)의 연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p.55)</li>
<li>나는 속인(俗人)이므로 희랍 학자와 같이 자반 한 마리와 빵 한 덩어리로 진리를 탐구하기는 어렵다. (p.86)</li>
<li>내게 좋은 점이 있다면 엄마한테서 받은 것이요, 내가 많은 결점을 지닌 것은 엄마를 일찍이 잃어버려 그의 사랑 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때문이다. (p.101)</li>
<li>큰 일을 하는 분은 대범하다는 말은 둔한 머리의 소유자가 뱃심으로 해 나간다는 말이다. 지도자일수록 과학적 정확성과 예술적 정서를 가져야 한다. (p.149)</li>
<li>“가난한 것이 비극이 아니라 가난한 것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 비극이다.” (p.180)</li>
<li>“늙어서 젊은이와 거리가 생김은 세대의 차가 아니라 늙기 전의 나를 잃음이다.” (p.181)</li>
<li>“위대한 사람은 시간을 창조해 나가고 범상한 사람은 시간에 실려 간다. 그러나 한가한 사람이란 시간과 마주 서 있어 본 사람이다.” (p.183)</li>
<li>나의 생활을 구성하는 모든 작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한다. 고운 얼굴을 욕망 없이 바라다보며, 남의 공적을 부러움 없이 찬양하는 것을 좋아한다.
여러 사람을 좋아하며 아무도 미워하지 아니하며, 몇몇 사람을 끔찍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p.196)</li>
<li>멋은 허심하고 관대하며 여백의 미가 있다. 받는 것이 멋이 아니라, 선뜻 내어 주는 것이 멋이다. (p.198)</li>
<li>사람은 저 잘난 맛에 산다지만,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 잘난 맛에 사는 것이다. 이 반사적 광영이 없다면 사는 기쁨은 절반이나 감소될 것이다. (p.203)</li>
<li>화제의 빈곤은 지식의 빈곤, 경험의 빈곤, 감정의 빈곤을 의미하는 것이요, 말솜씨가 없다는 것은 그 원인이 불투명한 사고방식에 있다. (p.209)</li>
<li>우리는 이야기를 하고 산다. 그리고 모든 경험은 이야기로 되어 버린다. 아무리 슬픈 현실도 아픈 고생도 애끓는 이별도 남에게는 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세월 이 흐르면 당사자들에게도 한낱 이야기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날의 일기도 훗날의 전기도 치열했던 전쟁도 유구한 역사도 다 이야기에 지나지 아니한다. (p.212)</li>
<li>사람은 본시 연한 정으로 만들어 졌다. 이런 연민의 정은 냉혹한 풍자보다 귀하다. (p.254)</li>
<li>포숙(飽淑)이 관중(管仲)을 이해하였듯이 친구를 믿어야 한다. 믿지도 않고 속지도 않는 사람보다는 믿다가 속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 (p.263)</li>
<li>마음 놓이는 친구가 없는 것 같이 불행한 일은 없다. 늙어서는 더욱 그렇다. 나에게는 수십 년간 사귀어 온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하나 둘 세상을 떠나 그 수가 줄어 간다.
친구는 나의 일부분이다. 나 자신이 줄어 가고 있다. (p.264)</li>
</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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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수필집 by 피천득, 1996 이 책은 김진짜가 사석에 자주 언급한 책이라 구매했다. 주변에 다독하는 지인이 별로 없는 탓에, 책을 많이 읽어온 진짜형(나보다 1살 많음)이 자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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