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h2 id="개인적인-이야기">개인적인 이야기</h2>
<a href="https://velog.io/@koeunyeon/%EC%8A%A4%ED%83%80%ED%8A%B8%EC%97%85%EC%9D%84-%EB%96%A0%EB%82%98%EB%A9%B0-%EC%95%8C%EA%B2%8C-%EB%90%9C-%EA%B2%83%EB%93%A4">최근에 쓴 글</a>이 예상치 못하게 조금은 인터넷상에서 화자가 되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여러 분들께서 답글 달아주시거나 개인적인 이메일을 보내주시고,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아주 조금은 언급이 되고 있었네요. 관심 감사합니다.
관심을 가져 주신 분들 중에 몇 분이 만나뵙자고 하셔서 작은 만남을 가졌었어요. 
만나뵙고 느낌 점이 여러가지 있습니다만..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저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점이었습니다.
<h2 id="개발자-코더">개발자? 코더?</h2>
코드를 작성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지 십 년이 넘은 것 같아요. 이제껏 저는 개발자로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은 그저 코더로서의 삶을 살고 있던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실에 서 있는 프로그래머들은 스스로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이라고 여기기 마련이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주는 사람" 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느 순간 이런 시선에 따른 대우에 익숙해져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 것이 아닌가.. 라고 판단되었어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 업무가 어떤지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다음에야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젖어서 업무 도메인을 이해하는 것과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을 다른 분들에게 미루어둔 채 "이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얼마나 복잡하고 구현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에 집착하고 있었어요. <del>큰일이네요</del> 즉 정리된 요구사항을 받아서 처리하는데 급급했던 거에요.
제가 포지셔닝하고 싶은 개발자는 이런 거였어요.
<ol>
<li>클라이언트(아마도 대표님이시겠죠)가 풀고자 하는 문제를 듣는다.</li>
<li>문제에 대해 정의한 다음, 해결책을 제시한다. </li>
<li>그 해결책을 코드로 만든다.</li>
</ol>
2번은 인간과 기계 사이에 있는 인지의 영역입니다. 모호한 사람의 요구사항을 기계가 알아들을 수 있는 규칙으로 바꾸는 거에요. 
처음 개발을 시작할 때,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날 때 까지는 2번을 꿈꾸었으나 실력과 여건이 되지 않아 3번만 했었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 1번은 참여하게 되었으나 2번 영역은 직책이 높은 분들 혹은 기획자라 불리는 분들이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2번을 할 기회가 생겼을 때는.. 저는 결국 매너리즘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해서 거부감이 생겨버린 거에요. 제 스스로 문제에 대해 정의하고 해결책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정의해서 가지고 와 주세요" 라고 말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h2 id="내가-잘-하는-것은-무엇인가">내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h2>
이직을 하려면 지금 내가 가진 스킬셋이 무엇이고, 이직할 회사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와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가 명확해야 합니다.
<del>곧 백수가 될 예정이므로</del>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제가 내린 결론은 "경력에 비해서 잘 하는 것이 별로 없구나" 였습니다.
백엔드 실무 개발의 약 60-70%는 "데이터를 특정 규칙에 따라 CRUD하는 것"입니다. 특정 규칙을 제외하고 나면 CRUD는 단순 노동이 되죠. 매일 코드 단순 노동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del>저처럼 됩니다.</del>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리는 거에요.
물론 그 어떤 개발자도 모든 기술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개발자라고 통칭한다고 해도 안드로이드, IOS, 백엔드, 프론트엔드, 데이터 분석 등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죠. 그렇지만 이 당연한 것이 그다지 위안이 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양한 기술을 배리에이션하는 것은 넓이의 문제이고, 문제를 정의하는 것은 깊이의 문제니까요.
한편 이정도만 해도 당장 먹고사는 것은 지장이 없었기에 더욱 안주한 것이 아닌가..라는 <del>합리적인</del> 의심 혹은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회사들이 특별히 다른 곳에 비해 나빴던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능력 아니면 그릇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기에 그정도의 수준만 요구하는 곳에서 고만고만하게 살아왔었고, 고만고만한 수준을 가진 사람은 많기에 그에 맞는 처우를 받았던 것 뿐이 아닌가 싶어요.
<h2 id="지평을-넓힐-것인가-혹은-그저-만족할-것인가">지평을 넓힐 것인가. 혹은 그저 만족할 것인가.</h2>
직방이 개발직군 초봉을 8,000만원을 지급한다는 <a href="https://www.mk.co.kr/news/it/view/2022/01/88261/">기사</a>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직방의 신입 개발자가 나보다 잘하겠군.." 이었습니다. 자본주의는 연봉이 능력이니까요.
지평을 넓힌다는 표현은, 내가 아는 것을 더 늘리고 해 본 것을 더 추가하며 깊이가 생긴다는 것을 말합니다. 
개발자는 평생 배워야 하는 직업이고, 매일 다른 것이 나옵니다. 지평을 끊임없이 넓히고 오래된 기술은 과감하게 버리는 판단도 해야 하죠. 
하지만 개발만이 인생이던 시절을 지나 삶의 다른 부분들의 비중이 커질 수록 더 많은 기술을 접하고 익힐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나이가 많은 분들일 수록 오래된 기술을 고집하는 거에요. 신기술을 모르거든요. 이분들이 신기술에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더 많은 것을 신경써야 하기에 신기술이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당연히 저도 개발자이기 때문에 지평을 넓히고 싶습니다만, 그것으로 인해서 워라밸이 망가지거나 다른 의미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는 않다는 이율배반적인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blockquote>
포기해. 포기하면 편해.
</blockquote>
<blockquote>
그..그렇지만 여기서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지는 않은걸..
</blockquote>
<h2 id="우리-모두가-고급-기술이-필요한-건-아니다">우리 모두가 고급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다.</h2>
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업무 도메인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필요로 하는 스킬셋은 서로 다를 것입니다.
하루에 100명도 안들어오는 홈페이지를 만드는 개발자가 MSA나 로드밸런싱을 고민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반면 유튜브를 만들어야 하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저는 상상도 하지 못할 엄청난 기술들이 들어갈 꺼에요. 그저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재생하는 것은 아주 단순한 일에 속하지만 수많은 트래픽, 개인에 맞춘 추천 알고리즘, 터무니없이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일 등은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닌 것 같아요.
<h2 id="아마도-저는-앞으로">아마도 저는 앞으로..</h2>
길게 상술했듯이, 현재 회사와 비슷한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은 <a href="https://velog.io/@koeunyeon/%EC%8A%A4%ED%83%80%ED%8A%B8%EC%97%85%EC%9D%84-%EB%96%A0%EB%82%98%EB%A9%B0-%EC%95%8C%EA%B2%8C-%EB%90%9C-%EA%B2%83%EB%93%A4#7-%EC%95%84%EB%AC%B4%EB%A6%AC-%EC%9E%91%EC%9D%80-%ED%9A%8C%EC%82%AC%EB%8F%84-%EC%A1%B0%EC%9C%A8%EC%9E%90%EB%8A%94-%ED%95%84%EC%9A%94%ED%95%98%EB%8B%A4">조율자로서의 삶</a> 은 어떨까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만, 그저 코더로서 살아왔던 삶에 그런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있으려나 싶기도 해요.
내 삶이 놓여져야 할 자리는 제가 여태까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을 타고 있기에, 남들이 보기에 부족한 곳이라도 그런 곳에 머무르는 것이 더 나은 삶일지 혹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던 그분의 말씀처럼 지평을 넓히고 알을 깨야 할 지 아직도 혼란스럽기는 합니다만, 이제는 온 힘을 다해 살기에는 신경써야 할 현실이 너무 많아져버렸네요. 
큰 물에서 노는 분들이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만, 그저 부러울 뿐 속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살짝 있어요. 
굳이 안에 속해있지 않고 바깥에서 바라보더라도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가 어렴풋이 보이거든요. <del>게으른</del> 저에게는 하드한 하루를 살고 만족하면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라서요. 
당연히 온 힘을 다해 일에 매진하는 분들이 실력이 일취월장할 것이라 믿고 있기에, 부러울 뿐 제자리는 그분들에게 묻어가는 이곳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마음 편할 것 같아요.
조금 모자라면 어떻습니까. 어딘가에는 조금 모자란 사람이 필요한 곳도 있는 법이지요. 
그저 우물 안 개구리 상태로 파리를 먹는 거죠. 송충이가 솔 잎을 먹고 자라듯이요.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져서 죽습니다. 
하지만 과연,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어차피 뱁새는 황새의 먹이를 먹지 못하는걸요. 
작은 것으로도 배부를 수 있다면, 그걸로도 되었어요.
<hr>
덧 1) 실은 저는 코더와 개발자, 엔지니어를 구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현 상황에서는 대체할 말이 딱히 없네요.
<hr>
덧2) 포기하니 왠지 마음이 편하네요. </div></div>

고은연

개인적인 이야기
최근에 쓴 글이 예상치 못하게 조금은 인터넷상에서 화자가 되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여러 분들께서 답글 달아주시거나 개인적인 이메일을 보내주시고, 다른 커뮤니티에서도 아주 조금은 언급이 되고 있었네요. 관심  감사합니다.
관심을 가져 주신 분들 중에 몇 분이 만나뵙자고 하셔서 작은 만남을 가졌었어요. 
만나뵙고 느낌 점이 여러가지 있습니다만..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저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점이었습니다.
개발자? 코더?
코드를 작성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지 십 년이 넘은 것 같아요. 이제껏 저는 개발자로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은 그저 코더로서의 삶을 살고 있던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실에 서 있는 프로그래머들은 스스로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이라고 여기기 마련이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주는 사람" 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어느 순간 이런 시선에 따른 대우에 익숙해져서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춘 것이 아닌가.. 라고 판단되었어요.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재 업무가 어떤지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다음에야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젖어서 업무 도메인을 이해하는 것과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을 다른 분들에게 미루어둔 채 "이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얼마나 복잡하고 구현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에 집착하고 있었어요. 큰일이네요 즉  정리된 요구사항을 받아서 처리하는데 급급했던 거에요.
제가 포지셔닝하고 싶은 개발자는 이런 거였어요.
클라이언트(아마도 대표님이시겠죠)가 풀고자 하는 문제를 듣는다.
문제에 대해 정의한 다음,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 해결책을 코드로 만든다.
2번은 인간과 기계 사이에 있는 인지의 영역입니다. 모호한 사람의 요구사항을 기계가 알아들을 수 있는 규칙으로 바꾸는 거에요. 
처음 개발을 시작할 때,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날 때 까지는 2번을 꿈꾸었으나 실력과 여건이 되지 않아 3번만 했었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니 1번은 참여하게 되었으나 2번 영역은 직책이 높은 분들 혹은 기획자라 불리는 분들이 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2번을 할 기회가 생겼을 때는.. 저는 결국 매너리즘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해서 거부감이 생겨버린 거에요. 제 스스로 문제에 대해 정의하고 해결책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정의해서 가지고 와 주세요" 라고 말하는 저를 발견했어요.
내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직을 하려면 지금 내가 가진 스킬셋이 무엇이고, 이직할 회사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와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가 명확해야 합니다.
곧 백수가 될 예정이므로 가만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
제가 내린 결론은 "경력에 비해서 잘 하는 것이 별로 없구나" 였습니다.
백엔드 실무 개발의 약 60-70%는 "데이터를 특정 규칙에 따라 CRUD하는 것"입니다. 특정 규칙을 제외하고 나면 CRUD는 단순 노동이 되죠. 매일 코드 단순 노동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저처럼 됩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리는 거에요.
물론 그 어떤 개발자도 모든 기술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개발자라고 통칭한다고 해도 안드로이드, IOS, 백엔드, 프론트엔드, 데이터 분석 등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죠. 그렇지만 이 당연한 것이 그다지 위안이 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양한 기술을 배리에이션하는 것은 넓이의 문제이고, 문제를 정의하는 것은 깊이의 문제니까요.
한편 이정도만 해도 당장 먹고사는 것은 지장이 없었기에 더욱 안주한 것이 아닌가..라는 합리적인 의심 혹은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회사들이 특별히 다른 곳에 비해 나빴던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능력 아니면 그릇이 이정도밖에 되지 않기에 그정도의 수준만 요구하는 곳에서 고만고만하게 살아왔었고, 고만고만한 수준을 가진 사람은 많기에 그에 맞는 처우를 받았던 것 뿐이 아닌가 싶어요.
지평을 넓힐 것인가. 혹은 그저 만족할 것인가.
직방이 개발직군 초봉을 8,000만원을 지급한다는 기사를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직방의 신입 개발자가 나보다 잘하겠군.." 이었습니다. 자본주의는 연봉이 능력이니까요.
지평을 넓힌다는 표현은, 내가 아는 것을 더 늘리고 해 본 것을 더 추가하며 깊이가 생긴다는 것을 말합니다.
개발자는 평생 배워야 하는 직업이고, 매일 다른 것이 나옵니다. 지평을 끊임없이 넓히고 오래된 기술은 과감하게 버리는 판단도 해야 하죠. 
하지만 개발만이 인생이던 시절을 지나 삶의 다른 부분들의 비중이 커질 수록 더 많은 기술을 접하고 익힐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나이가 많은 분들일 수록 오래된 기술을 고집하는 거에요. 신기술을 모르거든요. 이분들이 신기술에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더 많은 것을 신경써야 하기에 신기술이 후순위로 밀려났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당연히 저도 개발자이기 때문에 지평을 넓히고 싶습니다만, 그것으로 인해서 워라밸이 망가지거나 다른 의미로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는 않다는 이율배반적인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포기해. 포기하면 편해.
그..그렇지만 여기서 더 나락으로 떨어지고 싶지는 않은걸..
우리 모두가 고급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다.
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업무 도메인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필요로 하는 스킬셋은 서로 다를 것입니다.
하루에 100명도 안들어오는 홈페이지를 만드는 개발자가 MSA나 로드밸런싱을 고민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반면 유튜브를 만들어야 하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저는 상상도 하지 못할 엄청난 기술들이 들어갈 꺼에요. 그저 동영상을 업로드하고 재생하는 것은 아주 단순한 일에 속하지만 수많은 트래픽, 개인에 맞춘 추천 알고리즘, 터무니없이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일 등은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닌 것 같아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길게 상술했듯이, 현재 회사와 비슷한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은 조율자로서의 삶 은 어떨까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만, 그저 코더로서 살아왔던 삶에 그런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있으려나 싶기도 해요.
내 삶이 놓여져야 할 자리는 제가 여태까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을 타고 있기에, 남들이 보기에 부족한 곳이라도 그런 곳에 머무르는 것이 더 나은 삶일지 혹은 제게 큰 울림을 주었던 그분의 말씀처럼 지평을 넓히고 알을 깨야 할 지 아직도 혼란스럽기는 합니다만, 이제는 온 힘을 다해 살기에는 신경써야 할 현실이 너무 많아져버렸네요. 
큰 물에서 노는 분들이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만, 그저 부러울 뿐 속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살짝 있어요.
굳이 안에 속해있지 않고 바깥에서 바라보더라도 얼마나 치열하게 살고 있는지가 어렴풋이 보이거든요. 게으른 저에게는 하드한 하루를 살고 만족하면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라서요. 
당연히 온 힘을 다해 일에 매진하는 분들이 실력이 일취월장할 것이라 믿고 있기에, 부러울 뿐 제자리는 그분들에게 묻어가는 이곳이라고 생각하는 게 더 마음 편할 것 같아요.
조금 모자라면 어떻습니까. 어딘가에는 조금 모자란 사람이 필요한 곳도 있는 법이지요.
그저 우물 안 개구리 상태로 파리를 먹는 거죠. 송충이가 솔 잎을 먹고 자라듯이요.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져서 죽습니다. 
하지만 과연,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어차피 뱁새는 황새의 먹이를 먹지 못하는걸요.
작은 것으로도 배부를 수 있다면, 그걸로도 되었어요.
덧 1) 실은 저는 코더와 개발자, 엔지니어를 구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현 상황에서는 대체할 말이 딱히 없네요.
덧2) 포기하니 왠지 마음이 편하네요.

우물안 개구리는 파리를 먹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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