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id="readability-page-1" class="page"><div><p><h2 id="fdae">행복불감증에 대한 고찰</h2></p><div><h2 id="76c3">절박함이 곧 삶의 이유가 되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h2><div><p><a href="https://medium.com/@Realignist?source=post_page-----600fdaaafa12--------------------------------" rel="noopener"><img alt="Haze Lee" src="https://miro.medium.com/fit/c/96/96/2*ScBZdv_ecvd-ah_HXWLXrA.jpeg" width="48" height="48"></a></p></div></div><p id="0fc8">나는 이 글에서 ‘행복불감증’이라는 내가 이름을 붙인 한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살아가다가 어느새 삶의 이유에 절박함만이 남아서, 손으로 모래를 스쳐가듯 우리가 삶 속에서 응당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여기에 적어보고 싶었다.</p><p id="3c61">그리고 이 글을 읽어보고 있을 당신에게도 물어보고 싶었다. “당신은 무엇을 삶의 원동력으로, 삶의 이유로 삼고 있습니까?”, “당신은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을 느끼고 있습니까?”라고.</p><h2 id="1d27">자기계발서 속 ‘절박함’ 이야기</h2><p id="f456">세상엔 수없이 많은 자기계발 서적이 있으며 시대가 바뀌면서 서적 뿐만 아니라 온라인 글, 영상과 카드 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자기계발 콘텐츠에 질려서 이에 반발하고 비판하며 풍자하거나 조롱하는 글이나 콘텐츠도 마찬가지로 늘어났다.</p><figure><div role="button" tabindex="0"><p><img alt="" src="https://miro.medium.com/max/3576/1*i2p0ZCwd3UkG7U7cwhc8Vg.png" width="1788" height="2696" sizes="700px" role="presentation" data-old-src="https://miro.medium.com/max/40/1*i2p0ZCwd3UkG7U7cwhc8Vg.png?q=20"></p></div><figcaption>구글에 ‘절박함'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았다.</figcaption></figure><p id="5f09">그런 다양한 자기계발 콘텐츠에서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며, 남들보다 뒤쳐진 것 같다면 혹은 성공이나 성장하고 싶다면 절박함이 없으면 안된다는 말을 많이 한다. 간절함보다도 절박함이 더 중요하다는 말도 들어본 것 같다. 구글에 “절박함”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도 수많은 책들과 게시글, 동영상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p><p id="077a">나는 책을 읽는 것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자기계발서 또한 사서 읽었던 덕에, 그 중에는 정말 무가치한 책도 있었지만 그 책을 읽은 덕에 내가 고민하고 있던 문제나 어려워하고 있던 삶 속의 문제의 답을 조금이나마 찾은 적도 있었었다. 나는 이것만큼은 자기계발 콘텐츠를 읽는 사람이든, 콘텐츠를 보는 사람이든 반드시 경고하고 싶다.</p><ul><li id="4a13">사람마다 절박함 속에 놓여있는 상황은 누구나 다르다. 그 상황을 일반화하고 그 감각, 감정을 원동력으로 삼아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strong>무책임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점</strong>이며 <strong>콘텐츠를 보는 사람을 기만</strong>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정말 안타깝게도 많은 자기계발 콘텐츠들이 “팩트 폭력”이라는 같잖은 말들을 덧붙여서 별 생각 없이 이런 일들을 흔하게 하고 있다.)</li><li id="e6ac">후술하겠지만 절박함의 근본에는 <strong>‘불안’</strong>이 존재하며, 이런 감각과 감정을 연료와 원동력으로 삼아갈 때 <strong>정신은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strong>을 받는다. 또한 모든 일은 실패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불안을 느끼고 절박함을 마주할 수 있다. 일이 실패했을 때 느끼게 될 <strong>심리적인 좌절감은 더 클 것</strong>이다. 결국 선택할 때는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고 리스크를 계산해서 선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li></ul><h2 id="f707">절박함 속 근본을 향하여</h2><h2 id="fa73">환경, 실패, 그리고 ‘불안’</h2><p id="3f52">그러면 인간은 어째서 절박함을 느끼게 되는걸까.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절박하다’라는 단어를 검색해서 우선 그 뜻을 찾아보았다. ‘1. 어떤 일이나 때가 가까이 닥쳐서 몹시 급하다.’, ‘2. 인정이 없고 냉정하다.’라고 나온다.<a href="https://ko.dict.naver.com/#/entry/koko/d7399832e9674814823e3a51a16716c9" rel="noopener">[출처]</a> 비슷하게 ‘절실하다’라는 단어도 찾아보았다. ‘1. 느낌이나 생각이 뼈저리게 강렬한 상태에 있다.’, ‘2. 매우 시급하고도 긴요한 상태에 있다.’라고 나온다. <a href="https://ko.dict.naver.com/#/entry/koko/c7ff847dc46843b4b53cd287c39dfc8a" rel="noopener">[출처]</a></p><p id="c241">절박함과 절실함은 특정 상황에 대한 불안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나는 무언가가 매우 급하게 필요하거나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 그것을 이루지 못하면 어떡할지 불안함과 연결되는 상태라고 해석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아무리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도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모든 일은 실패할 수 있으며, 모든 것을 단기간에 급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패했을 때의 심리적인 좌절감과 그 사실을 수용하고 다시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 또한 서로 다를 것이다.</p><p id="e524">나는 방금 절박함이라는 것이 정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그게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정신에 부정적인 영향이 쌓이고, 상황에 따라서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의 심리적인 좌절감과 사실을 수용하고 다시 일어날 때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위에서 단순히 위기 상황일 때 뇌는, 사람은 강해질 수 있다는 논리만으로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자기계발론을 강하게 비판하고 싶었다.</p><h2 id="9e01">절박함이 원동력이 되어 불러오는 악순환</h2><p id="5ad6">절박함이라는 감각이, 감정이 무언가의 원동력이 되면 위험한 이유는 또 한가지 있다. <strong>‘편협한 시야’</strong>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목표를 인식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도와 노력을 해야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삼게 되면 절박함이 급한 상황에서 나온 감정이기 때문에, 당장 급한 상황에 눈이 멀어서 그 다음의 장기적 목표 따위는 시야에서 없어질 수 있다.</p><p id="ed68">물론 상황에 따라 장기적 목표 그 자체가 절박함의 목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삼게 된다면 계속 그 절박함을 회상하게 될 것이며, 그 절박함은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p><p id="79b5">어느 쪽이 되던 시야는 편협해진다. 절박함은 커지고 목표에 목이 말라서 목표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나머지, 목표를 이루는 것만이 행복이고 성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우리는 우리가 응당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행복마저도 느끼지 못하는 행복불감증 속에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p><h2 id="c6dd">행복불감증과 행복</h2><h2 id="53a9">행복불감증과 행복</h2><p id="1aa3">사람들은 궁금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왜 이 이야기를 계속 고찰하는가. 글의 서두에서 질문을 했다면 그러는 나는 무엇을 삶의 원동력으로 삶의 이유로 삼고 살아가고 있는지, 나는 삶에서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지를. 그리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이게 혹시 글 쓴 ‘나’의 이야기인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정답이다. 이 글은 한동안 삶 속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느끼더라도 그 순간 사라지는 내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고뇌하기도 하고, 내 삶의 원동력을 바꿀 방법을 찾으려고 고뇌하기도 하고, 그러는 도중에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삼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자기계발 콘텐츠를 보고 화가 나서 글의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p><p id="fa93">나는 자기계발 때문에 절박함이 삶의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의 복잡한 사정 때문에 어느새 내 스스로가 보더라도 삶의 이유에서 당장의 절박한 문제 말고는 아무런 목표를 느낄 수 없을만큼 시야가 편협해진 상태였다. 나를 위해 무언가 옷이나 가방이나 기계를 산다거나, 친한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낸다던가 하더라도 그 당장에만 잠시 기쁨을 느끼고 행복이라는 감정을 잊어버린 채 살고 있었다. 그런 나를 표현할만한 적합한 단어를 찾다가 <strong>“행복불감증”</strong>이라는 단어가 나오게 되었다.</p><p id="4f03">글의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 이 행복불감증이라는 것이 비단 나만이 느끼고 있을 일일까 생각했다. 모두가 각자의 고민이나 불안을 안고 있는 이 세상에서 절박함이나 어떠한 수단이나 목적만이 삶의 이유가 되어 평범하게 느낄 수 있을만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사람이 나만 있을 것 같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모두에게 묻고 동시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 않기를 이야기하고 싶었다.</p><h2 id="eafc">행복은 무엇일까?</h2><p id="5cd4">그저 내 지병이나 여러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는 점에 감사하면서 살 수는 있었어도, 진심으로 나 자신이 <strong>‘행복하다’</strong>라는 감정을 느꼈던 것은 굉장히 오래된 것 같았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 전부터 행복이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했었다. 내가 잠시라도 기분이 좋았던, 덜 우울할 수 있었던 일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과거에 내가 행복했었던 일들 또한 생각해보았다.</p><ul><li id="a1e7"><strong>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것.</strong> 최근엔 식욕마저 오락가락한 관계로 끼니도 반쯤 건성으로 먹고 있지만, 예전부터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건데”라고 하면서 맛있는걸 먹는걸 정말 좋아했었다.</li><li id="74fc"><strong>좋은 친구, 지인들과 함께 하는 것.</strong>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아무리 내향적인 사람이어도 그것은 변하지 않아서, 옛날부터 좋은 친구나 지인들과 함께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과거에 내가 중환자실을 가서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쳤었던 일이라던가 여러가지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크게 감동을 받고 행복함을 느끼고 더 열심히 살려고 생각을 했었던 것도.</li><li id="5dea"><strong>나를 위해 돈을 쓰는 것.</strong> 내가 좋아하는 전자 기기를 사는 것. 내가 좋아하는 앨범을 사는 것. 나는 딱히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여름 옷이 부족해서 옷을 많이 샀다. 옷을 사는 김에 기왕 사는 것, 백팩도 하나 샀다. 오래 가지는 않았지만 잠시 기분 전환이 된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일들 하나하나가 작은 행복이 아니었을까.</li><li id="5157"><strong>좋은 책을 읽었던 것.</strong> 소설이든 교양, 학문 서적이던간에 좋은 발상이나 표현 가능한 필력을 가졌거나 흥미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잠깐동안의 좋은 도피처였던 것 같다.</li><li id="837a"><strong>좋은 음악을 들었던 것.</strong> 예전부터 음악을 듣는걸 좋아했었다. 요즘은 즐겨 듣는 아티스트의 새로운 앨범이 나와도 플랫폼이 알려주지 않으면 깜빡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앨범을 찾거나 새로운 아티스트나 노래를 추천받을 때 취향에 맞으면 지금도 빠져서 오래 듣게 된다.</li></ul><figure><div><p><img alt="" src="https://miro.medium.com/max/1200/0*t1YDrDHBs0kme42V.jpg" width="600" height="338" sizes="600px" role="presentation" data-old-src="https://miro.medium.com/max/60/0*t1YDrDHBs0kme42V.jpg?q=20"></p></div><figcaption>행복은 뭐 이런 말도 안되는 것이 아니었다.</figcaption></figure><p id="c633">이렇게 적어놓고 보니까 행복이라는게 뭔가 엄청나게 거대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생활 속에서 당연하게 느낄 수 있던 것들을 느끼지 못하고 있던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것이 나에겐 너무 충격적이어서 ‘행복하다’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또 검색해보았다.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하다.’가 행복하다라는 단어의 정의였기 때문이다. <a href="https://ko.dict.naver.com/#/entry/koko/b5ae4f305c8942fc9b20537f1bcfa535" rel="noopener">[출처]</a></p><h2 id="ebec">다시 행복을 느끼는 방법에 대해서</h2><p id="d1cc">‘행복불감증’이라는 현상을 이겨내고 다시 삶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 그것은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나의 주된 고민이자 아직 완전히 풀지 못한 문제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글에는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이 있다.</p><ul><li id="5fdb">절박함을 무언가의 원동력으로 삼으면 사람이 정신적으로 쉽게 망가진다.</li><li id="029e">절박함이나 절실함이라는 감각, 감정의 근본에는 불안이 있고 이를 계속 되뇌이면 시야가 편협해진다.</li><li id="2a0b">시야가 편협해지면 다시 절박함과 절실함을 찾게 되므로 이는 악순환이 될 수 밖에 없다.</li><li id="491f">시야가 편협해지거나 수단이나 목적이 삶의 목적이 되어버리면 삶 속에서의 행복을 느낄 수가 없다.</li><li id="c481">행복은 거창한게 아니라 생활, 삶 속에서의 만족과 기쁨이다.</li></ul><p id="aae7">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이 깨닫게 된 점들도 있다. 그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p><ul><li id="f28b">절박함과 절실함은 ‘급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페이스를 가져야만 한다.</li><li id="7425">삶의 목적은 더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지금의 절박함이나 절실함에 자신만의 시야를 잃지 말아야 한다.</li><li id="c8ce">이 문제를 해결한 뒤에도 나 자신에게 주기적으로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br>“당신은 무엇을 삶의 원동력으로, 삶의 이유로 삼고 있습니까?”<br>“당신은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을 느끼고 있습니까?”</li></ul></div></div>

Realignist’s LifeLog - Medium

절박함이 곧 삶의 이유가 되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이 글에서 ‘행복불감증’이라는 내가 이름을 붙인 한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살아가다가 어느새 삶의 이유에 절박함만이 남아서, 손으로 모래를 스쳐가듯 우리가 삶 속에서 응당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사람의 이야기를 여기에 적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어보고 있을 당신에게도 물어보고 싶었다. “당신은 무엇을 삶의 원동력으로, 삶의 이유로 삼고 있습니까?”, “당신은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을 느끼고 있습니까?”라고.
자기계발서 속 ‘절박함’ 이야기
세상엔 수없이 많은 자기계발 서적이 있으며 시대가 바뀌면서 서적 뿐만 아니라 온라인 글, 영상과 카드 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자기계발 콘텐츠에 질려서 이에 반발하고 비판하며 풍자하거나 조롱하는 글이나 콘텐츠도 마찬가지로 늘어났다.
그런 다양한 자기계발 콘텐츠에서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며, 남들보다 뒤쳐진 것 같다면 혹은 성공이나 성장하고 싶다면 절박함이 없으면 안된다는 말을 많이 한다. 간절함보다도 절박함이 더 중요하다는 말도 들어본 것 같다. 구글에 “절박함”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도 수많은 책들과 게시글, 동영상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책을 읽는 것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자기계발서 또한 사서 읽었던 덕에, 그 중에는 정말 무가치한 책도 있었지만 그 책을 읽은 덕에 내가 고민하고 있던 문제나 어려워하고 있던 삶 속의 문제의 답을 조금이나마 찾은 적도 있었었다. 나는 이것만큼은 자기계발 콘텐츠를 읽는 사람이든, 콘텐츠를 보는 사람이든 반드시 경고하고 싶다.
사람마다 절박함 속에 놓여있는 상황은 누구나 다르다. 그 상황을 일반화하고 그 감각, 감정을 원동력으로 삼아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무책임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점이며 콘텐츠를 보는 사람을 기만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정말 안타깝게도 많은 자기계발 콘텐츠들이 “팩트 폭력”이라는 같잖은 말들을 덧붙여서 별 생각 없이 이런 일들을 흔하게 하고 있다.)
후술하겠지만 절박함의 근본에는 ‘불안’이 존재하며, 이런 감각과 감정을 연료와 원동력으로 삼아갈 때 정신은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또한 모든 일은 실패할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불안을 느끼고 절박함을 마주할 수 있다. 일이 실패했을 때 느끼게 될 심리적인 좌절감은 더 클 것이다. 결국 선택할 때는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고 리스크를 계산해서 선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절박함 속 근본을 향하여
환경, 실패, 그리고 ‘불안’
그러면 인간은 어째서 절박함을 느끼게 되는걸까.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절박하다’라는 단어를 검색해서 우선 그 뜻을 찾아보았다. ‘1. 어떤 일이나 때가 가까이 닥쳐서 몹시 급하다.’, ‘2. 인정이 없고 냉정하다.’라고 나온다.[출처] 비슷하게 ‘절실하다’라는 단어도 찾아보았다. ‘1. 느낌이나 생각이 뼈저리게 강렬한 상태에 있다.’, ‘2. 매우 시급하고도 긴요한 상태에 있다.’라고 나온다. [출처]
절박함과 절실함은 특정 상황에 대한 불안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나는 무언가가 매우 급하게 필요하거나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 그것을 이루지 못하면 어떡할지 불안함과 연결되는 상태라고 해석한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아무리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도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모든 일은 실패할 수 있으며, 모든 것을 단기간에 급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패했을 때의 심리적인 좌절감과 그 사실을 수용하고 다시 일어나는데 걸리는 시간 또한 서로 다를 것이다.
나는 방금 절박함이라는 것이 정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그게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정신에 부정적인 영향이 쌓이고, 상황에 따라서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의 심리적인 좌절감과 사실을 수용하고 다시 일어날 때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위에서 단순히 위기 상황일 때 뇌는, 사람은 강해질 수 있다는 논리만으로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자기계발론을 강하게 비판하고 싶었다.
절박함이 원동력이 되어 불러오는 악순환
절박함이라는 감각이, 감정이 무언가의 원동력이 되면 위험한 이유는 또 한가지 있다. ‘편협한 시야’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목표를 인식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도와 노력을 해야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삼게 되면 절박함이 급한 상황에서 나온 감정이기 때문에, 당장 급한 상황에 눈이 멀어서 그 다음의 장기적 목표 따위는 시야에서 없어질 수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장기적 목표 그 자체가 절박함의 목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삼게 된다면 계속 그 절박함을 회상하게 될 것이며, 그 절박함은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점점 커지게 될 것이다.
어느 쪽이 되던 시야는 편협해진다. 절박함은 커지고 목표에 목이 말라서 목표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나머지, 목표를 이루는 것만이 행복이고 성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어 우리는 우리가 응당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행복마저도 느끼지 못하는 행복불감증 속에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행복불감증과 행복
행복불감증과 행복
사람들은 궁금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왜 이 이야기를 계속 고찰하는가. 글의 서두에서 질문을 했다면 그러는 나는 무엇을 삶의 원동력으로 삶의 이유로 삼고 살아가고 있는지, 나는 삶에서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지를. 그리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이게 혹시 글 쓴 ‘나’의 이야기인 것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정답이다. 이 글은 한동안 삶 속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느끼더라도 그 순간 사라지는 내가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고뇌하기도 하고, 내 삶의 원동력을 바꿀 방법을 찾으려고 고뇌하기도 하고, 그러는 도중에 “절박함을 원동력으로 삼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자기계발 콘텐츠를 보고 화가 나서 글의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
나는 자기계발 때문에 절박함이 삶의 이유가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의 복잡한 사정 때문에 어느새 내 스스로가 보더라도 삶의 이유에서 당장의 절박한 문제 말고는 아무런 목표를 느낄 수 없을만큼 시야가 편협해진 상태였다. 나를 위해 무언가 옷이나 가방이나 기계를 산다거나, 친한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낸다던가 하더라도 그 당장에만 잠시 기쁨을 느끼고 행복이라는 감정을 잊어버린 채 살고 있었다. 그런 나를 표현할만한 적합한 단어를 찾다가 “행복불감증”이라는 단어가 나오게 되었다.
글의 아이디어를 생각할 때, 이 행복불감증이라는 것이 비단 나만이 느끼고 있을 일일까 생각했다. 모두가 각자의 고민이나 불안을 안고 있는 이 세상에서 절박함이나 어떠한 수단이나 목적만이 삶의 이유가 되어 평범하게 느낄 수 있을만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사람이 나만 있을 것 같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모두에게 묻고 동시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하지 않기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행복은 무엇일까?
그저 내 지병이나 여러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다는 점에 감사하면서 살 수는 있었어도, 진심으로 나 자신이 ‘행복하다’라는 감정을 느꼈던 것은 굉장히 오래된 것 같았다. 그래서 이 글을 쓰기 전부터 행복이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했었다. 내가 잠시라도 기분이 좋았던, 덜 우울할 수 있었던 일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과거에 내가 행복했었던 일들 또한 생각해보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것. 최근엔 식욕마저 오락가락한 관계로 끼니도 반쯤 건성으로 먹고 있지만, 예전부터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건데”라고 하면서 맛있는걸 먹는걸 정말 좋아했었다.
좋은 친구, 지인들과 함께 하는 것.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아무리 내향적인 사람이어도 그것은 변하지 않아서, 옛날부터 좋은 친구나 지인들과 함께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과거에 내가 중환자실을 가서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쳤었던 일이라던가 여러가지 일들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크게 감동을 받고 행복함을 느끼고 더 열심히 살려고 생각을 했었던 것도.
나를 위해 돈을 쓰는 것. 내가 좋아하는 전자 기기를 사는 것. 내가 좋아하는 앨범을 사는 것. 나는 딱히 꾸미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최근에 여름 옷이 부족해서 옷을 많이 샀다. 옷을 사는 김에 기왕 사는 것, 백팩도 하나 샀다. 오래 가지는 않았지만 잠시 기분 전환이 된 것 같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일들 하나하나가 작은 행복이 아니었을까.
좋은 책을 읽었던 것. 소설이든 교양, 학문 서적이던간에 좋은 발상이나 표현 가능한 필력을 가졌거나 흥미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잠깐동안의 좋은 도피처였던 것 같다.
좋은 음악을 들었던 것. 예전부터 음악을 듣는걸 좋아했었다. 요즘은 즐겨 듣는 아티스트의 새로운 앨범이 나와도 플랫폼이 알려주지 않으면 깜빡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앨범을 찾거나 새로운 아티스트나 노래를 추천받을 때 취향에 맞으면 지금도 빠져서 오래 듣게 된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까 행복이라는게 뭔가 엄청나게 거대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생활 속에서 당연하게 느낄 수 있던 것들을 느끼지 못하고 있던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것이 나에겐 너무 충격적이어서 ‘행복하다’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또 검색해보았다. 당연할 수 밖에 없었다.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하다.’가 행복하다라는 단어의 정의였기 때문이다. [출처]
다시 행복을 느끼는 방법에 대해서
‘행복불감증’이라는 현상을 이겨내고 다시 삶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 그것은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나의 주된 고민이자 아직 완전히 풀지 못한 문제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글에는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다양한 내용들이 있다.
절박함을 무언가의 원동력으로 삼으면 사람이 정신적으로 쉽게 망가진다.
절박함이나 절실함이라는 감각, 감정의 근본에는 불안이 있고 이를 계속 되뇌이면 시야가 편협해진다.
시야가 편협해지면 다시 절박함과 절실함을 찾게 되므로 이는 악순환이 될 수 밖에 없다.
시야가 편협해지거나 수단이나 목적이 삶의 목적이 되어버리면 삶 속에서의 행복을 느낄 수가 없다.
행복은 거창한게 아니라 생활, 삶 속에서의 만족과 기쁨이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나 자신이 깨닫게 된 점들도 있다. 그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절박함과 절실함은 ‘급함’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페이스를 가져야만 한다.
삶의 목적은 더 장기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단순히 지금의 절박함이나 절실함에 자신만의 시야를 잃지 말아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한 뒤에도 나 자신에게 주기적으로 물어보면 좋을 것 같다.
“당신은 무엇을 삶의 원동력으로, 삶의 이유로 삼고 있습니까?”
“당신은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을 느끼고 있습니까?”
행복불감증에 대한 고찰 was originally published in Realignist’s LifeLog on Medium, where people are continuing the conversation by highlighting and responding to this story.

행복불감증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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